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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바마 지원 유세에 트럼프 지지자 난동…"쇼 오디션 보는 중" 농담

최고운 기자

입력 : 2016.10.12 14:10|수정 : 2016.10.12 14:11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이 민주당의 대선후보 힐러리 클린턴을 지원하는 유세 현장에서 공화당 대선주자 도널드 트럼프의 지지자들이 난동을 부리는 일이 발생했습니다.

AP통신과 워싱턴포스트(WP)에 따르면 오바마 대통령은 경합지역인 노스캐롤라이나 주의 그린즈버러에서 연설을 통해 트럼프의 대통령 자질 부족을 집중적으로 공격했습니다.

연설이 순조롭게 흘러가는가 했지만 트럼프 지지자로 보이는 젊은 남성과 여성이 연단 쪽으로 향하면서 소동이 벌어졌습니다.

두 사람은 클린턴 남편인 빌 클린턴 전 대통령의 성 추문을 부각하고자 '빌 클린턴은 성폭행범'이라는 문구가 적힌 셔츠를 드러내 보였습니다.

이들은 즉시 주위에 있던 경호원들에게 제압당했습니다.

오바마 대통령은 항의자들이 "리얼리티 쇼의 오디션을 보는 모양"이라는 농담을 던졌습니다.

트럼프가 NBC방송의 리얼리티 쇼 '어프렌티스'(The Apprentice)의 진행을 맡았던 점을 염두에 둔 발언이었습니다.

오바마 대통령이 연설을 재개했지만 청중석에선 이내 "빌 클린턴은 성폭행범"이라는 외침이 들렸습니다.

몇 분 후엔 한 남성이 클린턴 캠프의 대선 슬로건 '함께하면 더 강하다'를 변형한 '노스캐롤라이나도 함께'가 적힌 플래카드를 찢는 일도 발생했습니다.

오바마 대통령은 세 차례의 소동에 "민주주의가 작동한다는 현장"이라며 "좋은 일"이라고 강조했습니다.

또 청중들이 트럼프 지지자들의 난동에 야유를 보내자 "야유 대신 투표하자"며 클린턴을 향한 투표를 독려했습니다.

이날 클린턴 지지 연설에서 오바마 대통령은 최근 불거진 '음담패설 녹음파일' 폭로 사건을 집중적으로 거론하며 트럼프의 자질을 문제 삼았습니다.

트럼프는 2005년 저속한 표현으로 유부녀 유혹 경험을 자랑한 녹음파일이 공개되면서 최대 위기를 맞고 있습니다.

오바마 대통령은 "'그것이 옳지 않다'고 말하는 데는 꼭 누군가의 남편이거나 아버지일 필요 없이 그저 인간이면 된다"며 주요 정당의 후보가 저속한 표현을 입에 담는 것을 보는 날이 오리라고 절대 생각하지 못했다고 비난했습니다.

그는 기질과 판단, 지식, 진실성 면에서 트럼프는 대통령감이 아니라고 강조하면서 클린턴의 경험과 자질을 치켜세우기도 했습니다.

오바마 대통령은 노스캐롤라이나 유세를 포함해 이번 주에 세 번의 클린턴 지원 사격에 나섭니다.

빌 클린턴 대통령 시절 부통령을 지낸 앨 고어도 클린턴과의 합동 유세를 하며 힘을 보탰습니다.  

(사진=AFP/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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