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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별그대'는 '구운몽' 패러디…고전문학 해외에 알려야"

류란 기자

입력 : 2016.10.11 18:22|수정 : 2016.10.11 18:22


한류 붐 조성에 크게 기여한 SBS 드라마 '별에서 온 그대'가 한국 고전문학 '구운몽'을 상당 부분 차용하는 등 한국 대중문화와 고전문학의 관련성이 크다는 주장이 나왔습니다.

한국문학번역원에 따르면 독일 함부르크대 교수이자 전문번역가인 바바라 왈은 오는 13일 '제15회 한국문학 번역출판 국제워크숍'에서 '한류 팬에게 있어 한국 고전문학의 의미'라는 발제를 발표합니다.

그는 "한류 TV 드라마의 성공이 한국의 전통문화에 기인한 것이 아닐지라도 한국 고전문학에 대한 지식이 시청자에게 추가적인 활력소가 되어 그들의 시청 경험을 증대할 수 있다. 한국 고전문학은 대부분 참조 혹은 암시 형태로 TV 드라마에서 역할을 수행하지만, 때때로 패러디 형식으로 극 중 상당한 비중을 차지하기도 한다"며 그 예로 '별에서 온 그대'와 '상속자들'을 들었습니다.

특히 '별에서 온 그대'의 경우 '구운몽'을 패러디했으며, '구운몽'의 '양소유'와 '별에서 온 그대'의 '도민준' 모두 천상계에서 인간 세계로 떨어졌으며, 이에 대한 공통적인 원인이 그들의 호기심 때문이라는 점, 이들을 지상에 묶어두게 된 요인도 미래 연인과의 첫 만남 때문이라는 점, 이들은 자신이 왔던 곳으로 돌아가기 전까지 오직 제한된 시간 동안에만 지상에 머무르고 이 시간 동안 꿈을 경험한다는 점 등을 공통점으로 꼽았습니다.

또 실제로 '별에서 온 그대'의 대사 안에 '구운몽'이 여러 차례 등장하고, 도민준이 '내 인생의 책'으로 '구운몽'을 꼽는 장면 등을 보면 이 드라마에서 '구운몽'이 차지하는 의미가 크다고 분석합니다.

'상속자들'은 아버지의 혼외 자식으로 태어난 남자 주인공 '김탄'이 어머니를 어머니라 부르지 못하고 형제를 형제로 부르지 못하는 상황을 한탄하는 설정이 '홍길동전'에서 호부호형하지 못하는 홍길동의 상황을 명백히 암시한다고 봤습니다.

왈은 "이런 사례는 한국 외 국가에서 한국의 대중문화를 수용할 때 한국 고전문학이 무관치 않다는 것을 보여준다. 하지만 고전의 인용이란 원문이 대중에게 알려졌을 때나 그 역할이 빛을 발한다"며 "한국 외 국가에서의 한국학 연구뿐만 아니라 한국 대중문화의 이해를 위해서도 한국 고전문학의 번역이 필요하다"고 강조했습니다.

오는 13일 오전 10시부터 오후 4시까지 세종문화회관 예인홀에서 열리는 이번 워크숍에서는 '한국 고전문학의 가치와 공유'를 주제로 글로벌 시대 고전문학의 번역 및 공유와 관련한 다양한 논의가 이뤄집니다.

구텐베르크 프로젝트 CEO 그레그 뉴비가 '전자책 만들기 45년, 구텐베르크 프로젝트'로 기조 발제를 하고 보스턴대 교수 뵙케 데네케 '고전학의 재발견, 세계 고전 유산의 보전, 소통 및 활용의 시급성'을, 러시아 상트페테르부르크대 한국어문화센터 소장 세르게이 쿠르바노프가 '한국 고전문학-정확한 번역인가 재창작인가?'를 주제로 발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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