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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엎드려·가려·붙잡아' 충남 초·중·고교서 지진 훈련

입력 : 2016.10.07 14:24|수정 : 2016.10.07 14:24

6.5 강진 발생 가정…"아직 미숙하지만, 훈련 필요해요"


7일 오전 11시 10분.

충남 홍성 한 초등학교에 요란한 사이렌 소리가 울렸다.

동시에 인근에서 규모 6.5의 지진이 발생해 학교 건물 일부가 붕괴 위험에 있다는 방송이 나왔다.

수업하던 학생들은 일제히 가방으로 머리를 가리고 책상 밑으로 들어갔다.

담임교사는 교실의 앞뒤 문을 열어 비상 탈출구를 확보했다.

잠시 후 안전한 곳으로 대피하라는 방송이 나오자 학생들은 교사의 인솔에 따라 운동장으로 이동했다.

훈련이 진행되는 동안 가방이나 방석 등으로 머리를 보호하고 넓은 곳으로 대피해야 한다는 대피 요령이 방송을 통해 흘러나왔다.

훈련 중 웃음을 참지 못하는 아이도 있었지만, 대부분 학생의 얼굴에서는 사뭇 진지함이 묻어났다.

최근 경주에서 잇따라 발생한 지진으로 지진에 대한 경감심을 크게 불러일으킨 것으로 풀이된다.

약 30분간 진행된 훈련은 담임교사의 학생 수 확인과 함께 끝이 났다.

훈련에 참여한 이 학교 6학년 조현진 양은 "경주에서 지진이 난 것을 보고 무서웠다"면서도 "질서를 지켜 대피한다면 실제로 지진이 발생하더라도 잘할 수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

같은 시각 인근에 있는 홍성군청에서도 훈련이 진행됐다.

'엎드려, 가려, 붙잡아'라는 표어 아래 진행된 이날 훈련에서 공무원들은 지진 발생 시 각각의 위치에 따라 신속하게 대피하는 방법과 행동요령 등을 익혔다.

대부분 공무원은 일손을 놓고 침착하게 군청사 옆 공터로 대피했지만, 어디로 가야 할 지 몰라 우왕좌왕하는 모습도 눈에 띄었다.

한 공무원은 "훈련이라는 생각에 마음을 놓고 있다가 정작 사이렌이 울리니 당황이 되더라"며 "아직은 미숙하지만 훈련을 통해 제대로 대피하는 연습을 해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지진 대피 훈련에는 충남 15개 시·군청을 비롯해 890여개 초·중·고교와 유치원에서 28만여명이 참여했다.

이날은 특히 규모 5.0의 지진으로 2명이 다치고 주택 2천800여채에서 균열이 생기는 등 막대한 재산피해가 발생한 홍성지진이 발생한 지 38년째 되는 날이다.

충남도 관계자는 "38년 전 홍성 지진을 경험한 것은 물론 최근 경주에서 잇따라 지진이 발생함에 따라 주민들의 걱정이 크다"며 "학생들에게 지진 대응 행동요령을 습관화하기 위해 훈련을 하게 됐다"고 말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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