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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교로 옮긴 美인종갈등…경찰 두둔한 백인 학생, 집단 폭행당해

이정국 기자

입력 : 2016.10.05 06:44|수정 : 2016.10.05 06:44


경찰의 연쇄 비무장 흑인 사살 사건으로 최근 다시 급부상한 미국의 인종갈등이 학교로 확산해 경찰 당국에 비상이 걸렸습니다.

4일(현지시간) 미국 언론에 따르면, 미국 앨라배마 주 실러코거 고교에 다니는 백인 남학생 브라이언 오글(18)은 최근 페이스북에 경찰을 두둔하는 내용의 글을 올렸다가 지난달 30일 학교 근처 빈 주차장에서 정체 모를 이들에게 집단 폭행을 당했습니다.

오글은 수업 시간에 몇몇 동급생이 '흑인 생명도 소중하다' 문구가 적힌 티셔츠를 입고 온 것을 보고 경찰을 지지하는 글을 올렸습니다.

그는 이후 협박 메시지를 받은 사실을 학교 교장 선생님에게 알린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심하게 맞아 두개골에 금이 가고 곳곳에 멍이 든 오글은 병원에서 치료를 받고 다행히 위기를 넘겼습니다.

UAB 병원은 오글의 상태가 '심각'에서 '양호'로 진전됐다고 전했습니다.

오글의 모친인 브랜디 앨런은 "권총 손잡이로 추정되는 물체에 아들이 얼굴을 맞았고, 머리 뒤에도 많은 상처가 남았다"면서 "아들은 경찰을 지지하는 글을 올렸다는 이유로 폭행당했다"며 증오범죄 가능성을 주장했습니다.

오글이 협박당했다는 소식을 접한 학교 측은 지난주 수요일 학교를 폐쇄하고 학생 안전을 강화했지만, 이틀 후 벌어질 집단 폭행은 막지 못했습니다.

경찰은 '몰지각한 폭력'이라고 강하게 비난하고 현재 폭행에 가담한 인물들을 추적하고 있습니다.

이와 같은 일이 학교에서 반복될 것을 우려해 실러코거 경찰이 인근 중학교와 고등학교에 치안을 강화했다고 워싱턴포스트는 소개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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