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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 북한 탓" 수자원공사, 알고 보니 원칙 안 지켜

전병남 기자

입력 : 2016.09.30 02:35|수정 : 2016.09.30 02: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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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지난 5월 북한이 황강댐 물을 예고없이 방류하면서 임진강 하류지역 어민들이 큰 피해를 입었는데요. 당시 수자원공사는 모든게 북한때문이라고 설명했는데, 사실은 수자원공사도 원칙대로 대비하지 않았던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전병남 기자입니다.

<기자>

지난 5월 17일, 임진강 어민들은 갑자기 불어난 강물에 그물이 떠내려가는 등 수십억 원의 피해를 봤습니다.

[김광형/피해 어민 (지난 5월) : 물 내려오는 속도가 너무 빠르니까 그물에 손을 댈 겨를이 없더라고요.]

당시 수자원공사는 북한이 임진강 상류 황강댐의 물을 통보 없이 방류해 벌어진 일이라고 설명했습니다.

하지만 황강댐 방류에 대응하기 위해 세운 군남댐이 제대로 운영되지 못해 피해를 키운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군남댐은 북한의 황강댐 방류에 대비해 5월 15일부터 10월 중순까지는 댐의 수위를 최저 수준으로 낮춰 놓도록 되어 있습니다.

하지만 지난 5월 방류 당시에는 북한이 물을 내려보내지 않았음에도 불구하고 댐에는 이미 30미터가 넘는 물이 차 있었습니다.

농업용수를 저장해달라는 경기도의 요청 때문이었는데, 위기관리 매뉴얼에 따라 110만 톤의 물만 담고 있어야 할 댐에 그 10배가 넘는 1천400만 톤의 물이 채워져 있던 겁니다.

그 결과 북한이 내려보낸 것보다 많은 초당 600톤의 물이 임진강 하류로 방류됐습니다.

[이원욱/더불어민주당 의원/국회 국토교통위 : 홍수조절용으로 건설된 군남댐을 제대로 운영하지 못해서 어민들에게 많은 피해를 입혔습니다.]

북한의 기습 방류만 탓하기에 앞서 군남댐 운영 방식에 보완이 필요하다는 지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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