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8일 SBS 모닝와이드에서 공중화장실에 배치된 '안전 비상벨'의 실태가 방송됐습니다.
지난 21일 오후, 서울대학교 연구동 건물 2층 여자 화장실에서 성폭행 미수 사건이 발생했습니다.
화장실에 들어선 20대 여성 연구원에게 60대 이 모 씨가 흉기를 들이대며 성폭행을 시도했습니다.
연구원은 급히 화장실에 설치된 비상벨을 눌렀습니다.
울려 퍼지는 경보음에 당황해 도망가던 이 씨는 연구동에 있던 다른 연구원들에 의해 붙잡혔습니다.
안전 비상벨이 빛을 발한 순간이었습니다.
공중 화장실마다 안전 비상벨이 잘 설치되어 있는지 알아보기 위해 서울 곳곳의 공원 공중 화장실을 확인해봤습니다.
살펴보니 칸막이 문 안쪽이 아닌 바깥쪽에 설치됐거나 비상벨이 제대로 작동하지 않는 곳도 있었습니다.
비상시 비상벨을 계속 누르고 있어야 작동이 된다고 하는데, 사전에 몰랐다면 무용지물인 상황이었습니다.
특히 일부에서는 건전지로 전원을 공급하고 있었는데, 자칫 관리가 소홀하다면 설치해 놓고도 소용이 없는 상황이 벌어지기가 쉬워 보였습니다.
이번엔 비상벨을 누르면 몇 명의 사람들이 듣고 달려오는지 실험해봤습니다.
소음측정 결과, 대부분 비상벨이 80㏈에 그쳐 시끄러운 음악 소리와 비슷한 수준이었습니다.
주변 시민들도 그저 소음으로 착각하거나 아예 듣지 못했다는 반응이었습니다.

반면, 공중 화장실 비상벨 설치가 잘 되어있는 곳도 있었습니다.
벨을 누르면 크게 울리는 경보음 덕분에 경찰이 곧바로 직접 출동해주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이런 곳은 극히 일부였으며, 심지어 아예 비상벨이 설치되지 않은 곳도 있었습니다.
이번 서울대 연구동 사건에서도 피의자 이 씨가 미리 비상벨을 부숴 놓았지만, 다행히 전선이 연결되어 더 큰 피해를 막을 수 있었는데요,
동국대 경찰행정학과 이윤호 교수는 비상벨 경보음의 중요성에 대해 "(비상벨이 울리면) 심리적으로 불안해지고, 주변인들이 피해자를 구하러 올 수도 있고 경찰이 출동할 수도 있다는 생각에 범행을 지속하기 어렵다"고 설명했습니다.
공중 화장실 범죄를 막을 수 있는 최소한의 수단인 안전 비상벨, 체계적인 관리가 시급해 보입니다.
'뉴스 픽'입니다.
(사진 출처=SBS 모닝와이드 방송화면 캡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