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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폰서 의혹' 부장검사 23시간 밤샘조사…뇌물혐의 영장 검토

윤나라 기자

입력 : 2016.09.24 09:38|수정 : 2016.09.24 09:38


'스폰서·수사무마 청탁' 의혹을 받는 김형준 부장검사가 검찰에서 23시간에 걸친 조사를 받고 오늘(24일) 아침 귀가했습니다.

대검찰청 특별감찰팀은 어제 아침 8시 반 비공개 소환해 오늘 아침 7시 반까지 조사했습니다.

검찰은 조사 도중 김 부장검사를 체포하는 등 신병 확보를 하지 않고 일단 귀가시킨 뒤 신병처리 여부를 검토하기로 했습니다.

김 부장검사의 스폰서라고 자처하는 고교동창 김모 씨의 진술이 일부 정확하지 않고 김 부장검사도 적극적으로 의혹을 소명한 데 따른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특별감찰팀은 김 부장검사를 어제 12시간가량 조사한 뒤 저녁 8시 김씨도 대검에 소환해 인접 공간에서 양측의 진술을 비교하며 검증했습니다.

김씨는 김 부장검사에게 제공한 향응과 금품이 스폰서 비용이었다고 주장하지만 김 부장검사는 대가 없는 유흥과 단순 대여금에 불과했다는 입장으로 전해졌습니다.

김 부장검사가 수사무마 청탁을 위해 동료 검사들을 만났다는 김씨 측 주장에 대해 김 부장 검사는 수사무마 청탁을 위한 자리가 아니었다고 반박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김 부장검사는 조사를 마치고 나와 취재진에게 "큰 심려를 끼쳐드려 깊이 사죄드린다"며 "앞으로의 절차에도 성실하게 임하겠다"고 입장을 밝혔습니다.

또 "응분의 처분을 달게 받고, 평생 참회와 용서를 구하는 마음으로 살겠다" 고 말했습니다.

김 부장검사는 입장을 밝히기 전후로 10초 넘게 깊이 고개를 숙였습니다.

김 부장검사는 김씨에게 최소 천500만원의 금품과 수차례의 술접대를 받고 김씨의 사기·횡령 혐의 수사를 무마하려 서울서부지검 검사들을 만난 의혹을 받고 있습니다.

서울남부지검 증권범죄합동수사단장이던 지난해 옛 검찰 동료 출신 박모 변호사의 금융범죄 혐의를 무마를 시도하고 금전 편의를 얻은 의혹도 있습니다.

KB금융지주 임원을 만나 수백만원 대 술접대를 수차례 받고 자회사 KB투자증권 수사동향을 흘렸다는 의혹 역시 불거졌습니다.

특별감찰팀은 그동안 김 부장검사와 김씨, 주변 인물을 대상으로 금융계좌 추적과 압수수색 등 강제수사를 벌여 비위 사실에 대한 사실관계를 조사해왔습니다.

검찰은 김 부장검사에게 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뇌물수수 등 뇌물 혐의로 구속영장을 청구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습니다.

또 김 부장검사를 형사 기소하는 문제와 별도로 비위 사실에 대해 내부 징계 절차도 밟을 것으로 전망됩니다.

어제 서울서부지검은 스폰서 의혹을 제기한 김 부장검사의 고교동창 김씨를 70억대 횡령·사기 혐의로 구속기소했습니다.

특별감찰팀은 기소된 김씨에게 뇌물공여 혐의로 추가 기소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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