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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바마, 사우디 겨냥 '9·11소송법' 거부권 행사

입력 : 2016.09.24 06:28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은 24일(현지시간) 9·11테러 희생자 유가족들이 테러 공격 관여 의혹을 받는 사우디아라비아를 상대로 소송을 제기할 수 있도록 한 '9·11 소송법'에 대해 거부권을 행사했다.

상·하원을 만장일치로 통과한 법안에 대한 거부권 행사로 의회와의 정면충돌이 불가피해졌다.

공화당과 민주당 지도부는 다음주 법안 재심의 절차에 들어가기로 했다.

오바마 대통령이 거부권을 행사한 법안의 공식명칭은 '테러 행위의 지원국들에 맞서는 정의'이다.

이 법안은 미국 본토를 겨냥한 테러로 미국인이 사망한 사건의 경우, 테러 피해자들이 책임이 있는 국가를 상대로 소송을 제기할 수 있도록 했다.

이렇게 되면 테러자금 지원설 등 9·11테러 연관 의혹이 제기된 사우디를 상대로 희생자 유가족이 미국 법정에서 소송할 수 있게 된다.

그러나 오바마 대통령은 거부권을 행사하면서 "우선 9·11 유가족에게 심히 유감스럽다. 하지만 이 법안은 미국의 이익을 해친다"고 밝혔다.

앞서 법안은 지난 5월 상원에 이어 9·11 테러 15주기를 이틀 앞둔 지난 9일 하원을 각각 만장일치로 통과했다.

오바마 대통령은 사우디와의 외교 마찰 우려와 외국에서 미국을 상대로 한 유사한 법률이 마련될 수 있다는 이유로 거부권 행사 의사를 표명해왔다.

조시 어니스트 백악관 대변인은 지난 13일 기자들과 만나 "백악관은 거부권을 행사할 계획"이라며 "대통령은 법안이 넘어오면 거부권을 행사할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사우디는 자신들을 9·11테러 배후로 추정하는 이 법안이 발의될 때부터 강하게 반발해 왔다.

사우디는 만약 법안이 도입되면 보유 중인 미 국채를 일시에 매각하고, 다른 자산도 처분할 것이라고 압박했다.

미 재무부에 따르면 지난 3월말 현재, 사우디는 1천168억 달러(약 130조 원)의 미 국채를 보유한 미국의 13위 채권국이다.

오바마 대통령이 거부권을 행사하자, 민주당과 공화당 지도부는 의회에서 만나 다음주부터 재심의 절차에 들어가기로 했다고 CNN방송은 전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