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가상공간에서 펼쳐진 엔게디 두루마리(사진=사이언스 어드밴스 홈페이지 캡처/연합뉴스)
1천500년 전 불에 완전히 타버린 두루마리 문서가 3차원 엑스레이 스캔 등 첨단 디지털 기술 덕에 펼치지 않은 채 해독됐습니다.
영국 가디언과 미국 워싱턴포스트 등에 따르면 이스라엘 고유물국과 미 켄터키대학 연구팀은 40여 년 전 발견된 불탄 두루마리를 '가상으로 펼치는' 과정을 통해 해독한 결과, 히브리어로 구약성서 레위기가 적힌 것을 확인했습니다.
일명 '엔게디 두루마리'로 불리는 이 두루마리는 1970년 이스라엘 사해 연안 엔게디 지역의 고대 유대교 회당에서 발견됐습니다.
양피지로 제작된 두루마리는 회당 안 성궤에 보관되던 중 기원후 600년께 발생한 화재로 성궤와 함께 불탔습니다.
두루마리는 발견 당시 조금만 건드렸다가는 그대로 부서져 내릴 것이 분명한 상태여서 이를 물리적으로 펼친다는 것은 상상도 할 수 없었습니다.
이에 이스라엘 IAA는 두루마리를 엑스레이로 스캔한 이미지를 컴퓨터 과학자 브렌트 실스가 이끄는 켄터키대 연구진에 보내면서 두루마리의 해독과정이 시작됐습니다.
켄터키대학 연구진은 이스라엘에서 받은 두루마리 이미지를 3D 공간에서 가상으로 펼쳐 놓은 후 엑스레이를 투과시켜 반짝이는 부분을 찾아냈습니다.
이 반짝이는 부분이 바로 잉크가 쓰인 곳으로, 두루마리에 사용된 잉크에 철이나 납 같은 금속이 포함된 덕분에 연구팀은 두루마리에 적힌 문자를 시각화할 수 있었습니다.
히브리어를 모르는 연구진은 5장으로 밝혀진 두루마리 이미지를 다시 이스라엘에 보냈고, IAA는 분석 끝에 두루마리에 적힌 것이 성서 레위기라는 것을 밝혀냈습니다.
연구진은 이 문서가 기원후 300년경 제작된 것으로 추정했습니다.
당시 유대인들은 모음 없이 자음만으로 이뤄진 문자를 사용했는데 이 두루마리에 적힌 문자들도 모두 자음이었습니다.
연구진은 이 성서 두루마리가 1940∼1950년대 발견된 사해 두루마리 문서들을 제외하고 가장 오래된 히브리어 성서라고 보고 있습니다.
이번 연구는 국제학술지 '사이언스 어드밴스'에 실렸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