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독일 메르켈 총리
유럽의 난민포용 정책을 주도한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가 수도 베를린시의회 선거에서 사상 최악의 성적을 기록하자 난민정책에 대한 유감을 표명했습니다.
난민정책에 대한 계속된 비판에도 확고한 태도를 유지했던 메르켈 총리가 처음으로 실수를 인정하고 후회의 뜻을 내비쳤다는 점에서 정책 변화 가능성에 대한 관측이 영국 언론을 중심으로 나오고 있습니다.
메르켈 총리는 "할 수 있다면 시간을 되돌리고 싶다"며 "그럴 수 있다면 나는 물론이고 정부, 이 상황에 책임이 있는 모든 사람이 지난해 여름 사태에 더 잘 준비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메르켈 총리가 가장 많은 논란을 불러일으킨 난민정책에 대해 공개적으로 유감을 표시한 것은 매우 이례적이라고 지적했습니다.
그러면서 메르켈 총리의 '후회'가 내년 연방 총선을 앞두고 난민정책에 반대하는 극우 정당으로 기운 유권자들의 마음을 되돌리려는 것이라는 분석을 덧붙였습니다.
신문은 또 메르켈 총리가 난민정책을 엄격하게 강화해야 한다는 기독민주당(CDU)과 사회민주당(CSU) 연립정부 내 보수주의자들의 요구에도 반응을 보이고 있다고 전했습니다.
메르켈 총리는 지난해 난민 위기 당시 "제대로 통제를 하지 못한 때도 있었다"고 인정하면서 "나를 포함해 누구도 지난해 같은 상황이 반복되는 것을 원치 않는다"고 말했습니다.
메르켈 총리는 난민 문제 대응에 준비가 미흡했다는 점과 함께 난민정책을 충분히 설명하지 못했다는 것도 인정했습니다.
다만, 난민정책 변경을 요구하는 사람들과 토론하겠다면서도 난민 상한제 요구는 재차 거부하는 등 난민정책의 기본 원칙에는 변함이 없음을 재확인해 실제로 난민 정책 기류가 바뀌고 있는지 가늠하기 어려운 상황입니다.
앞서 18일 치러진 베를린시의회 선거에서 메르켈 총리가 이끄는 기민당은 사회민주당에 이어 17.5%의 지지로 2위를 차지했습니다.
이는 5년 전 득표율인 23.3%에서 급락한 것으로 1990년 독일 통일 이후 가장 저조한 성적입니다.
반면 반(反) 유럽연합, 반(反) 이슬람을 내세운 극우 성향의 '독일을 위한 대안'은 14.2%의 지지율로 주의회에 입성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