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문화, 여유 그리고 모바일
● 진짜 서울 보려고…자유여행으로 다시 찾는 한국
이들은 어떻게 이런 곳까지 찾아온 걸까요. 답은 SNS였습니다. 이곳이 벽화로 유명하고, 드라마에도 자주 나온 곳이란 걸, 블로거를 통해 봤다는 겁니다. 그런데 첸한위 씨는 한국 방문이 처음이 아니었습니다. 서울과 처음 만난 건 지난해 단체관광 때였다고 합니다. 지난해 10월, 패키지 단체여행으로 서울을 찾은 그녀는 깃발 든 가이드 뒤만 열심히 쫓아다녔습니다. 남은 기억은 대형 관광버스와 경복궁뿐이라고 합니다.
이렇게 개별관광으로 한국을 찾는 중국인은 꾸준히 늘고 있습니다. 흩어져 온다고 해서 '싼커(散客)'라 불리기도 합니다. 문화체육관광부 산하 한국문화관광연구원이 올해 5월 발표한 '2015 외래 관광객 실태 조사 보고서'를 보면, 중국인 개별 관광객은 2012년 전체의 64.4%에서 2013년 66.2%, 2015년 67.9%로 꾸준히 증가하고 있습니다. 이들은 첸한위 씨 일행처럼 씀씀이가 상대적으로 큽니다. 한국관광공사의 작년 조사에선 이들 '싼커' 1인 평균 지출은 2,483달러로, 보통 단체관광객보다 19.4%나 지출이 많았습니다.
첸한위 씨 일행이 다닌 곳만 보면 그 이유가 나옵니다. 그들은 신사동 가로수길과 청계천, 명동, 대학로, 이화동 등을 대중교통으로 다녔습니다. 천천히 카페에서 차를 사 마시고, 길거리 쇼핑도 했죠. 특히 밤엔 명동거리에서 쇼핑 삼매경에 빠졌다고 합니다. 늦은 밤 걸어서 남대문 숙소로 돌아왔다고 합니다. 그런데도 그들이 느낀 만족감은 훨씬 커 보였습니다. 첸한위 씨는 이번 한국여행을 이렇게 요약했습니다. "단체로 왔을 땐 유명한 관광지만 보여줬죠. 이번엔 혼자서 좀 느리게, 한국의 문화나 분위기를 좀 더 느낄 수 있다는 게 차이죠."
1년도 안 돼 이들이 서울을 다시 찾은 건, 좀 '제대로' 쇼핑을 하고 싶어서였답니다. 지난번 단체관광 가이드를 따라, 저가 면세점만 반강제로 돌아보고 귀국한 게 가장 아쉬웠다는 겁니다. 첫 서울 자유여행엔 일단 쇼핑을 제외한 모든 비용을 각자 170만 원 정도에 맞췄다고 합니다. 역시 정보는 모바일 검색으로 얻었습니다. 그러던 중 이 면세점에서 진행하는 한류스타식 메이크업 이벤트에 응모했고, 여기 당첨된 거죠. 이 이벤트를 중심으로 동선을 짜기 시작했고, 동대문과 명동을 잇는 '쇼핑 투어' 계획을 완성했다고 합니다.
이런 쇼핑법을 무어라 불러야 할진 모르겠습니다만, 분명한 건 이런 방식엔 스마트폰 데이터가 엄청나게 소비된다는 점입니다. 관광공사가 조사한 지난해 중국 관광객의 모바일 인터넷 사용 시간을 볼까요? 하루 평균 213분으로 미국 관광객 125분, 일본 관광객 99분에 비해 각각 1.7배, 2.2배나 높게 나타났습니다. 해외인 한국 서울에 와서도, 3시간 반이나 스마트폰으로 데이터를 쓴다는 얘기입니다.
이렇게 왁자지껄 쇼핑한 뒤에, '주링허우'들이 하는 일은 뭘까요. 맨션, 트윗 혹은 모멘트 등등 뭐라 불러도 본질은 똑같은 뭔가를 하는 겁니다. SNS에 글과 사진을 남기는 거죠. '주링허우'는 대부분 외동이어서 거침없이 자랐다고 합니다. 관광과 쇼핑에서도 주관과 취향에 민감합니다. 그들이 '올릴' 수 있는 콘텐츠를 주는 것도 몹시 중요하다는 얘기입니다. 두타면세점 전창수 마케팅팀장은 '주링허우'가 유행에 앞선 즉, '트렌디'한 제품을 보면, 선도적으로 확산하는 소비계층이라고 정의했습니다. 이런 속성에 주목하는 게 곧 매출 증대의 시작이란 겁니다. 문화, 여유 그리고 모바일. '주링허우'의 발길을 꾸준히 서울로 돌리려면, 관광 정책 역시 당분간 이 세 단어에 중점을 둘 필요가 있어 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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