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멕시코 접경 미 텍사스 주민들, 트럼프 국경장벽 설치에 회의감

입력 : 2016.09.18 02:52


미국과 멕시코 국경에 높이 약 12m의 장벽을 세워 불법 이민자의 유입을 막겠다던 미국 공화당 대통령 선거 후보 도널드 트럼프의 이민 정책을 정작 접경 지역 주민들은 탐탁지 않게 여기는 것으로 나타났다.

미국 일간지 USA 투데이는 17일(현지시간) 트럼프의 국경장벽 설치에 회의감을 나타낸 텍사스 주 남부 브라운스빌 주민과 국경 순찰대의 반응을 소개했다.

국경장벽 설치 반대론자들과 마찬가지로 접경 지역 주민들은 장벽의 효과가 별로 없을 것이라고 입을 모았다.

2.83㎢ 면적의 오렌지·포도 과수원을 운영하는 보니 엘버트는 농장을 가로질러 높이 5.5m의 철제 펜스를 세웠지만, 불법 이민자와 마약 밀매업자가 끝없이 미국으로 들어오는 장면을 목격했다면서 "트럼프의 장벽 설치 구상은 비현실적"이라고 했다.

그는 "정치적으로 보수적인 나는 정책입안자들이 불법 이민을 막기 위한 다른 방법을 생각했으면 좋겠다"면서 "국경장벽은 불법 이민 저지에 별 효과를 발휘하지 못했다"고 지적했다.

조지 W 부시 전 미국 대통령은 2006년 국경 강화를 위한 '안전한 국경 장법 설치법'에 서명했다.

이에 따라 멕시코와 국경을 맞댄 애리조나, 뉴멕시코, 캘리포니아 주에 불법 이민을 막는 철제 펜스가 설치됐다.

그러나 멕시코와 접경 길이가 가장 긴 텍사스 주에선 철제 펜스가 군데군데 잘렸다.

접경 지역 토지를 소유한 주민들이 설치에 반대한 탓이다.

미국과 멕시코 국경의 길이는 3천206㎞로 텍사스 주는 가장 긴 1천997㎞를 멕시코와 맞대고 있다.

토니 마르티네스 브라운스빌 시장도 USA 투데이와의 인터뷰에서 "장벽 설치는 돈 낭비이고 불법 이민자 저지에도 소용없는 짓"이라고 말했다.

그는 지난해 감옥 밑에 땅굴을 파 탈옥한 뒤 도주 행각 끝에 멕시코 해병대에 붙잡힌 멕시코 마약왕 호아킨 구스만의 예를 들면서 "불법 이민자들은 언제든 땅굴을 팔 수 있다"고 덧붙였다.

국경 경비 강화와 이민 개혁에 초점을 맞춘 트럼프에 지지 의사를 표명한 국경순찰대는 그러나 벽을 높게 세우면 세울수록 이를 타고 넘을 사다리도 높아진다면서 장벽 설치에 대해선 호응하지 않았다.

국경에 펜스가 설치된 뒤 사다리를 이용해 이를 넘는 불법 이민자가 늘면서 국경 순찰대가 수거한 사다리 역시 헤아릴 수 없을 정도로 많다.

지난주 발표된 한 여론조사에서도 애리조나 주 주민의 55%가 국경장벽 설치에 반대한다고 밝혀 이민 10대 공약의 맨 위에 장벽 설립을 내건 트럼프를 멋쩍게 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