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7차 비동맹운동 정상회의가 현지시간으로 어제(13일) 베네수엘라 마르가리타 섬 포르라마르 시에서 개막했습니다.
비동맹회의에 참석한 120개국의 대표와 정상들은 오는 18일까지 군비 축소 등 세계 평화를 보호하고 증진하기 위한 방안을 논의한다고 중남미 위성방송 텔레수르는 전했습니다.
이란으로부터 3년 임기의 순번 의장국 지위를 넘겨받은 베네수엘라의 델시 로드리게스 외교부 장관은 '평화를 위한 통합된 경로'라는 주제로 개막 연설을 했습니다.
비동맹회의 기간에 각료 회의, 외무장관 회의, 정상회의가 차례로 열립니다.
비동맹운동 정상회의는 주요 강대국 블록에 공식적으로 속하지 않거나 이에 대항하려는 국가들로 이뤄진 국제조직으로 1961년 유고슬라비아에서 발족했습니다.
유엔 회원국의 3분의 2에 달하는 120개 회원국과 17개의 옵서버 국가로 구성돼 있습니다.
지역별 회원국은 아프리카 53개국, 아시아 39개국, 중남미 26개국 등입니다.
북한은 1975년에 정식 회원국으로 가입했으며 우리나라는 1997년부터 게스트 자격으로 참여하고 있습니다.
북한은 1976년 제5차 회의부터 대표단을 파견해 체제 선전과 지지세력 확보의 장으로 활용해왔습니다.
이번 회의에도 북한의 명목상 국가수반 역할을 하는 김영남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장과 리용호 외무상 등을 파견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앞서 김 위원장과 리 외무상은 회의 참석을 위해 평양을 출발, 중국 베이징에 도착한 바 있습니다.
리 외무상은 비동맹회의에 이어 열리는 유엔 총회에 참석할 예정입니다.
베네수엘라는 1만 4천 명의 군경과 정보기관 요원을 마르가리타 섬에 배치해 항공기와 선박의 접근은 물론 일반인의 해변 출입을 막는 등 삼엄한 경비를 펼치고 있습니다.
베네수엘라 야권은 경찰이 전날 야권 소속 알프레도 디아스 마리노 시장의 집을 수색하고 일부 시민을 연행해 심문하는 등 비동맹회의에 앞서 대대적인 단속을 벌였다고 주장했습니다.
야권은 경제위기 속에 국민이 식량과 생필품난을 겪는데도 정부가 정상회의를 개최하기 위해 1억 2천만 달러, 우리 돈으로 약 1천350억 원을 퍼부었다고 비난했습니다.
야권이 장악한 의회는 정부에 맞서 비동맹회의 기간에 마르가리타 섬에서 상징적인 회의를 열 방침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