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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범주의 친절한 경제] 최은영 전 회장, 개인 돈 1백억 내놨지만…비판 계속

김범주 기자

입력 : 2016.09.13 11:09|수정 : 2016.09.13 11: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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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친절한 경제입니다. 요즘 한진해운이 계속 어려운데 이걸 대주주들이 나서서 어떻게 할 생각을 안 하고 있다는 지적들이 이어지다 보니까 최은영 전 회장이 개인 돈 1백억을 내놓겠다고 했단 말이죠. 그런데 그것도 계속 뒷얘기가 나오고 있네요. 자세히 얘기 좀 나눠 볼까요?

<기자>

먼저, 최은영 전 회장이 누군지 설명을 드려야 될 것 같은데, 한진그룹은 조중훈 회장이 세웠고요, 아들이 넷 있었는데 회사를 나눠서 물려줬습니다.

한진해운은 그중에 셋째, 조수호 회장이 물려받았는데, 2006년에 병으로 숨졌고요, 최은영 회장은 그 부인데 롯데 신격호 회장의 조카이기도 하고요, 그 이후에 회사를 물려받았던 거죠.

<앵커>

그런데 지금은 어쨌든 회장이 아니잖아요. 경영권을 물려주고 아예 손 뗀 상황이죠?

<기자>

원래 경영을 하다가 회사가 너무 어려워져서 8년 만에 첫 번째 시아주버님한테, 조양호 회장한테 회사를 넘겼어요. 지금은 전 회장, 한진해운 전 회장이 된 거죠.

그런데 당시에 최은영 회장이 맡은 이후에 회사 빚, 부채 비율이 열 배 정도나 늘어났습니다. 그사이에.

그게 아무래도 경영 능력이 없었다는 얘기를 지난주에 국회 청문회 나가서 질문에 답을 그렇게 했어요. 자기가 경영을 잘 몰랐다. 그때 얘기를 들어보시죠. 뭐라고 얘기를 했는지.

[박광은/더불어민주당 의원 : (부회장으로 영입되기 전에 어떤 경영 수업을 받으셨나요?) 그때는 제가 가정 주부였기 때문에 아이들을 교육하고 그 이후에 조수호 회장이 병이 나고 3년간 병간호를 했습니다. (경영수업을 받은 적은 없습니까?) 없습니다.]

해운회사가 일반 회사와 달라서 굉장히 전문성이 필요하거든요. 외국하고 거래할 때 관계 맺는 게 굉장히 중요하고요, 세계 경제에 따라서 물건 나르는 양이 줄었다 늘었다 하니까, 공부하고 챙길 게 굉장히 많습니다.

그런데 그런 민감한 해운회사를 저렇게 준비가 안 된 상태에서 부인이라는 이유로 물려받았다. 사실은 더 설명 드릴 필요가 없겠죠.

그런데 문제는 그냥 열심히 했으면 되는데 회사가 기우는 사이에 회사에서 연봉, 퇴직금으로 받아간 돈이 250억 원이 넘습니다. 기울고 있는 상황에서.

지금도 한진해운에 물자 대고 배 관리하고 하는 알짜회사들을 떼어내서 가지고 있고요, 서울 여의도에 이 빌딩이 있는데 한진해운한테 빌려주고 1년에 임대료 조로 1백억 원이 넘게 돈을 지금 받고 있거든요.

그런데 한진해운이 이렇게 기운 상황에서 그렇게 누렸던 최은영 회장이 자기가 책임지는 게 없으니까, 심지어 사전에 마지막으로 갖고 있던 주식을 팔아버렸거든요. 그래서 여론이 굉장히 안 좋게 돌아갈 수밖에 없는 거죠.

<앵커>

그래서 떠밀리듯이 1백억 원을 내놓게 된 상황이었던 것 같아요.

<기자>

그것도 내놓을 때 "아 정말 책임을 통감합니다." 1백억 큰돈이잖아요. 그렇게 하고 내놨으면 되는 건데, 이런 아름다운 모양새가 아니었습니다.

지난주 청문회에 있었던 것, 국회의원들이 계속 본인이 책임질 의사가 없냐고 물었는데 싫다는 내색을 굉장히 강하게 했었어요. 한 장면을 보시겠습니다.

[이현재/새누리당 의원 : 한진해운 정상화를 위해서 전 최고경영자로서 당연히 경영정상화를 위해 출연할 수 있다고 생각하는데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그 지분은 유수홀딩스 (본인 소유 회사) 경영에 관한 문제이기 때문에 현실적으로는 어렵다고 생각합니다.]

[(본인이 소유한 지분이라도 경영정상화를 위해서 기여할 수 있는 방안을 강구해주시기 바랍니다. 그렇게 하시겠죠?) 고려하겠습니다.]

표정이 아주 침울하죠. 사실 법대로만 하면 최은영 회장이 자기 돈을 내놓을 이유가 없긴 합니다. 그런데 저렇게 회장 할 때는 본인이 갖고 있는 지분 이상의 힘을 휘둘렀다. 그게 잘못됐을 때는 책임을 안 진다는 점에서는 계속 비판이 나올 수밖에 없는 상황이죠.

<앵커>

지금 1백억 원으로도 턱없이 부족하긴 하죠?

<기자>

해결은 안 됩니다. 1백억 원은 여기에 적은 돈인데, 처음부터 다 책임지라는 것도 아니었고요, 저걸 처음부터 사과를 하고 책임지는 모습을 보였으면 되는 거였는데, 1백억이라는 돈을 내도 효과가 반감되는 그런 상황입니다.

이번을 계기로 또 생각해볼 점이 경영이란 게 정말 얼마나 중요한 건가, 잘하면 많은 사람들에게 일자리를 만들어주는 존경받는 자리지만, 한진해운, 대우조선 요새 그것 때문에 일자리 잃고 힘들어하시는 분들 굉장히 많잖아요.

누구 아들, 누구 딸 이런 이유로 경영하는 것 아닌 것 같고, 또 하게 된다면 철저하게 책임감 있게 해야 한다는 걸 이번 기회에 모두가 다시 한 번 생각해봐 되지 않나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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