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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전한 것 맞아요?" 고리원전 인근 주민 공포

입력 : 2016.09.13 09:50|수정 : 2016.09.13 09:50


경주에서 발생한 최대 규모 5.8의 지진은 고리원자력발전소를 끼고 있는 부산 기장군 주민들에게 큰 불안감을 안겨줬다.

진앙에서 직선거리로 50㎞밖에 떨어지지 않은 고리원전은 안전하게 가동하고 있다고 하지만 앞으로 더 큰 규모의 지진이 발생했을 때 대형 재난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게 주민들의 생각이다.

현재 계획 예방정비 중인 고리2호기와 신고리2호기는 가동 중지 상태였고, 나머지 4기(고리 1·3·4호기, 신고리1호기)는 지진에 영향 없이 모두 정상 가동하고 있다.

고리 1호기는 규모 5.9(수직), 6.3(수평)에서 자동정지하고, 고리2호기부터는 규모 6.3∼6.8에서 자동으로 정지한다.

한국수력원자력 고리원자력본부는 지진 영향으로 안전 운전 차원에서 원전 출력 감소도 자체 고려했으나, 기준을 초과하지 않아 정상 가동해도 문제없다는 판단을 내렸다.

기장군에서 발생한 지진 피해도 비교적 경미했다.

장안읍 내덕마을 옹벽 일부가 파손됐고, 정관읍 덕산마을 도로에 금이 가는 것 이외에 피해는 없었다.

하지만 고리원전 주변 주민들은 깜짝 놀라 대피 했다.

기장군 대항마을 CCTV에는 두 번째 지진이 발생한 직후 어촌계 컨테이너 건물에 모여있던 주민들이 화들짝 놀라며 문을 열고 밖으로 나오는 모습이 담겼다.

고리원전 입구 길천마을 이장 이창호씨는 "태어나서 처음으로 겪는 큰 지진이어서 심한 공포감을 느꼈고 불안해서 잠도 거의 못 잤다"며 "주민들이 전화로 대피방법을 문의하는 등 우왕좌왕하는 모습을 보였고 일부 주민은 마을회관에서 자정까지 대피해 있다가 귀가하는 등 불안에 떨었다"고 당시 상황을 전했다.

기장군은 전 직원 3분의 1에 대해 비상대기 명령을 내리고 지진 고층아파트와 노후 주택 주민에게 인근 학교운동장과 공원 등 안전한 곳으로 대피하도록 안내방송을 했다.

지진이 발생하자 오규석 기장군수는 한국수력원자력 고리원자력본부에 마련된 상황실로 이동, 원전 안전을 점검했다.

탈핵부산시민연대는 13일 오후 2시 국내 원전의 지진 안전성과 내진 설계를 초과하는 지진 발생에 따른 원전 안전 문제를 제기하는 기자회견을 연다.

이들은 "역대 최대 규모의 지진 발생으로 이미 한반도가 지진의 안전지대가 아니다"며 최근 원자력안전위원회로부터 건설허가가 승인된 신고리 5·6호기 철회도 촉구할 예정이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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