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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닝 스브스] "제 버킷리스트 중 하나는 안락사예요"

입력 : 2016.09.12 11:07|수정 : 2016.09.20 16: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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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선수를 어떻게 응원해야 할지 모르겠습니다. 그저 안타깝기만 합니다. 이 선수의 꿈은 안락사하는 겁니다.

모든 사람들은 그녀가 메달을 들고 웃고 있는 모습만 봤습니다. 하지만 그 이면에는 항상 견딜 수 없는 고통이 함께했습니다. 그녀는 이번 올림픽을 끝으로 안락사를 준비하고 있습니다.

지난 2012 런던 패럴림픽 휠체어 육상 챔피언, 또 이번 브라질 리우 패럴림픽 400m에서도 이미 은메달을 땄습니다.

마리케 베르보트 선수, 지난 2000년 난치성 척추질환 때문에 하반신이 마비됐지만, 그녀는 삶을 포기하지 않았습니다.

철인 삼종 경기란 극한의 목표를 갖고 운동하고 또 운동했습니다. 하지만 엄청난 고통 때문에 10분도 잘 수가 없었고 철인 삼종 경기는 포기해야 했습니다.

또 한 번 이를 악물고 종목을 바꿔서 휠체어 육상에 도전을 했습니다. 새롭게 육상을 시작한 지 4년 만에 런던 패럴림픽에서 메달을 두 개나 따내면서 시상대에서 환하게 웃었습니다.

하지만 병마는 그녀를 놓아주지 않았습니다. 모르핀 없이는 아무것도 할 수가 없었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그녀는 이번 올림픽을 마지막 무대로 정했습니다.

한 선수로서, 또 인간으로서 마지막 도전이 될지도 모르겠습니다. 그녀는 가족과 의사의 동의를 받아 고향이자 안락사가 합법인 벨기에로 갈 계획입니다.

이제 100m 경기가 남아 있는데 그녀에게 어떤 응원의 마음을 보내야 할까, 참 복잡하고 어렵습니다. 부디 그녀가 행복한 순간을 더 많이 만끽하기를 바랄 뿐입니다.

▶ 제 버킷리스트 중 하나는 안락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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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카드가 있으면 소고기나 렌즈도 싸게 살 수 있고, 한 치과에서는 절반 값만 내면 됩니다. 그런데 관악구 주민만 가능하다고요, 그중에서도 이분들만 카드를 갖고 있습니다.

서울시민 중에 약 1천 명에게만 발급되는 특별한 카드, 바로 1년에 36시간 반 이상 봉사를 해야만 관악구청에서 발급받을 수 있습니다.

그래서 '우수 자원 봉사자증'이라고 불립니다. 제휴 업체는 약 250곳으로 할인율은 최대 50%에 달합니다. 한 봉사자의 경험을 바탕으로 하루 동안 돈을 얼마나 아꼈는지 볼까요.

에어로빅 학원비에 소고기, 순대, 또 렌즈까지 하루에 5만 원 정도를 아꼈습니다. 하나씩 할인받다 보면 절대 적은 돈이 아닙니다.

물론, 돈 때문에 봉사하는 건 아니지만, 봉사를 해서 할인받는단 사실이 뿌듯함을 주고 있습니다. 또 봉사하는 분께 할인을 해주는 가게 사장님들도 기꺼운 마음으로 선행에 동참하고 있다고 말합니다 .

관악구도 봉사자들 덕분에 수십억 원의 예산을 아꼈고 그 무엇보다 좋은 건 봉사에 대한 사람들의 관심이 크게 늘었다는 점입니다.

관악구는 주민 5명 가운데 1명이 자원봉사자입니다. 봉사의 즐거움을 아는 멋쟁이 주민들 덕분에 세상에 딱 하나뿐인 카드가 탄생한 거였습니다.

▶ 이 카드 어디서 '쓰-윽' 가능하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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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2 보충대 하면 "아, 거기." 하면서 추억을 떠올리는 분들이 많을 텐데, 이제 102 보충대가 역사 속으로 사라집니다.

송중기, 유승호 같은 최고 인기 스타들도 레드카펫 대신에 밟아야 했던 곳, 바로 유일하게 남아있는 강원도 춘천의 입영부대, 102 보충대가 완전히 사라집니다. 국방부가 입영 부대를 해체하고 각 사단 훈련소에서 신병을 받기로 했기 때문입니다.

지난 65년 동안 약 260만 명이 여기를 거쳐 갔습니다. 그 수 만큼이나 아주 많은 사연과 추억이 함께 했습니다.

보충대 앞에서 얼마나 울었던가요? 막연한 두려움에 코로 들어가는지 입으로 들어가는지도 모르고 가족과 연인과 밥 한 끼를 하면서 그렇게 이별을 했습니다.

연병장으로 가는 길, 어머니는 안타까움에 손을 놓지 못했고, 여자친구는 기다리겠다면서 닭똥 같은 눈물을 뚝뚝 흘렸습니다.

까까머리에 어색한 동작으로 경례하고 마지막 인사를 하는 순간, "아, 이에 정말 이별을 하는구나." 심장이 덜컥 내려앉았습니다,

102 보충대에서의 첫날 밤은 어땠을까요? 좁고 낡은 생활관에서 편히 잠드는 사람은 아무도 없었습니다.

102 보충대는 오는 27일까지만 입영자를 받은 뒤 다음 달엔 해체되고 이 부지는 영화 세트장이나 테마파크로 바뀔 예정입니다.

입대하는 장정들에겐 애증의 공간으로 기억되는 이곳, 남자친구 혹은 아들을 잠시 떠나보내야 했던 102 보충대, 이제 65년 동안의 임무를 마치고 전역을 준비하고 있습니다.

▶ 해체되는 102보충대…남겨진 수많은 사연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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