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9·11테러 희생자 유가족들이 테러 공격 관여 의혹을 받는 사우디아라비아를 상대로 소송을 제기할 수 있도록 한 법안이 미국 상원에 이어 하원에서도 통과됐다.
그러나 버락 오바마 미 대통령은 사우디와의 마찰을 우려해 거부권을 행사할 가능성이 큰 것으로 관측된다.
미 하원은 9·11테러 15주기를 이틀 앞둔 9일(현지시간) '테러 행위의 지원국들에 맞서는 정의'라는 이름의 법안을 만장일치로 통과시켰다.
이 법안은 미국 본토를 겨냥한 테러로 미국인이 사망한 사건과 관련해 책임이 있는 국가에 대해 면책특권을 배제토록 함으로써, 테러 피해자들이 해당국가를 상대로 소송을 제기할 수 있도록 하는 내용을 담았다.
테러자금 지원 등 9·11테러 연관설이 제기돼온 사우디를 상대로 9·11테러 희생자 유가족들이 미국에서 소송을 제기할 수 있도록 한 게 핵심이다.
앞서 미 상원도 지난 5월 법안을 만장일치로 통과시켰다.
법안은 상·하원을 통과함에 따라 의회 내 후속 절차가 마무리되는 대로 버락 오바마 대통령에게 이송된다.
그러나 오바마 대통령은 사우디와의 외교 마찰 우려와 외국에서 미국을 상대로 한 유사한 법안이 마련될 수 있다고 우려하고 있어 거부권을 행사할 가능성이 크다고 미 언론들은 지적했다.
조시 어니스트 백악관 대변인은 지난 5월 법안이 상원을 통과하자 "그동안 우리가 표현해온 우려를 고려하면 오바마 대통령이 이 법안에 서명하는 일은 상상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사우디는 자신들을 9·11테러 배후로 추정하는 이 법안이 발의될 때부터 강하게 반발해 왔다.
사우디 측은 만약 법안이 도입되면 보유 중인 미 국채를 일시에 매각하고, 다른 자산도 처분할 것이라고 경고한 바 있다.
미 재무부에 따르면 지난 3월말 현재, 사우디는 1천168억 달러(약 130조 원)의 미 국채를 보유한 미국의 13위 채권국이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