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2014년 공격적인 인수합병(M&A) 등으로 국내 게임계를 뒤흔들던 중국계 자본들의 국내 투자 실적이 최근 들어 크게 줄었다는 진단이 나왔습니다.
한국콘텐츠진흥원(KOCCA)에 따르면 KOCCA의 '2016년 2분기 글로벌 게임산업 트랜드' 최근 보고서는 "우회상장이나 인기 지식재산권(IP) 확보를 제외하고 현재 중국 자본이 국내 게임 시장에 투입되는 경우가 거의 존재하지 않는 상태"라고 지적했습니다.
보고서는 특히 거물 투자사였던 중국 텐센트가 2014년 이후 국내 게임업체를 인수한 실적이 전혀 없었다며, 이는 텐센트가 관심을 둘 만한 국내 중소·중견 게임업체가 존재하지 않음을 암시하는 대목이라고 전했습니다.
텐센트는 2006∼2014년 카카오와 네시삼십삼분 등 한국 게임사 15곳에 거액을 투자했습니다.
2014년 넷마블게임즈(옛 CJ게임즈)의 지분 5억 달러어치를 사들여 중국 업체의 게임 투자 사례 중 최고액수를 기록했습니다.
이처럼 중국발 투자가 끊긴 것에는 중국의 게임 기술력이 최근 한국과 비슷한 수준까지 발전했고, 반면 국내 게임산업은 침체 국면에 접어든 점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입니다.
보고서는 "많은 모바일 게임업체들이 성공한 게임 장르를 베끼며 비슷비슷한 작품을 내놔 국내 소비자의 외면을 받았고, 다들 성공을 확신할 수 없게 되면서 게임 업계에 대한 투자가 얼어붙었다"고 설명했습니다.
창업투자사인 케이큐브벤처스의 김지웅 팀장도 이 보고서에 실린 대담에서 "게임 개발 기술 면에서 중국 업체가 한국에 뒤지지 않기 때문에 투자할 이유가 없어졌다"며 "언리얼엔진(3차원 그래픽을 구현하는 소프트웨어 도구) 개발력이 뛰어나거나 유명 인물이 있는 등 특이한 경우에야 투자가 이뤄질 수 있겠지만, 앞으로 투자 건수 자체는 줄어들 것"이라고 내다봤습니다.
지난해와 올해 중국 자본이 한국 게임업체에 투자한 사례가 일부 있었지만 이를 국내 개발 역량을 평가한 직접 투자로 보긴 어렵다고 보고서는 덧붙였습니다.
예컨대 지난 7월 중국 게임사 아워팜이 웹젠의 지분 19.24%를 2천38억원에 매입했지만, 이는 '뮤' 등 웹젠이 보유한 인기 게임의 IP를 가져와 자국의 모바일 게임 사업에 활용하려는 목적이 컸다는 것입니다.
국내 게임 업계의 한 관계자는 "중국산 게임을 우리 게임업체가 수입해 발매할 정도로 중국 작품의 질이 훨씬 좋아진 것은 사실이다. 중국이 국가 차원에서 게임 산업을 강력하게 육성하면서 한국에 투자할 이유가 더 줄어든 측면도 있다"고 말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