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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노든, 홍콩서 은신할 때 망명신청자 아파트서 숨어지내"

입력 : 2016.09.08 06:07

변호사들, 호텔 아닌 가정집 권유…베개밑 200달러 놓고 나오기도


미국 국가정보국(NSA)의 무차별 통신정보수집실태를 2013년 폭로한 에드워드 스노든은 미국을 탈출한 뒤 홍콩에서 잠행하면서 자신과 처지가 비슷한 망명신청자들의 집에서 숨어지낸 것으로 나타났다.

미 일간 뉴욕타임스(NYT)는 당시 스노든에게 은신처를 제공했던 4명과의 인터뷰 내용을 7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미국을 빠져나온 스노든은 홍콩을 거쳐 2주일 후 러시아 모스크바로 갔다.

남미행이 좌절된 후 모스크바 국제공항 환승구역에서 한 달 동안 발이 묶여 있다가 그해 8월 러시아로부터 1년 간의 임시 망명을 허가받았다.

현재 모스크바에서 임시 거주하고 있으나 거주지는 비밀에 쌓여 있다.

필리핀을 탈출해 홍콩서 망명 허가를 기다리고 있던 바네사 마이 본댈리언 로델(44)은 스노든에게 좁은 아파트의 안방을 내주고, 자신은 한 살배기 딸과 함께 건넌방에서 지냈다고 말했다.

스노든의 신변을 보호해주던 홍콩의 변호사 중 한 명이었던 로버트 티보가 자신의 또 다른 고객인 로델에게 장소 제공을 부탁한 것이었다.

그녀는 "내가 받은 첫 인상은 그가 겁 먹고 걱정스러운 표정이었다는 것"이라면서 "밤이고, 낮이고 컴퓨터만 했다"고 말했다.

은신 이틀째 스노든의 부탁으로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를 사러 나간 그녀는 그 신문의 1면에 실린 스노든의 사진을 보고서야 '세계 제1의 지명수배자'가 자신의 집으로 들어왔다는 것을 알게 됐다고 말했다.

스노든은 홍콩의 5성 호텔인 미라호텔에서 지내다가 변호사들의 소개로 거처를 옮겼다.

모두 스노든과 처지가 비슷한 망명신청자들이었던 만큼 그를 신고하지 않고 보호할 것이라는게 변호사들의 판단이었다.

티보 변호사는 NYT에 "망명신청자들의 집이야말로 홍콩 정부가 스노든이 숨어있을 것으로 생각하는 마지막 장소"라면서 "누구도 스노든을 그런 곳에서 찾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며칠 후 스노든은 군부대를 탈영해 홍콩으로 건너온 스리랑카 출신의 망명신청자 아지트 푸슈파쿠마라(44)의 아파트로 옮겼다.

언론보도를 통해 스노든에 대해 들었던 그는 남성 여러 명이 함께 지내는 어두침침한 자신의 아파트로 찾아온 스노든에 크게 놀랐다면서 "그가 걱정됐다"고 말했다.

역시 스리랑카에서 고문을 당하고 홍콩으로 온 수푼 틸리나 켈라파타 일가족도 7평 아파트에서 사흘간 스노든과 함께 지냈다.

켈라파타는 스노든이 피곤해 보였지만 공손했다면서 처음 자신의 아파트에 도착했을 때 "당신은 좋은 사람"이라는 말로 고마움을 나타냈다고 전했다.

스노든은 침대 베개 아래 200달러를 남겨놓고 며칠 후 이 집을 떠났다.

켈라파타는 이 돈으로 딸을 위한 물건을 샀다면서 스노든을 잊지 못할 것 같다고 말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