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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의도 저승사자'서 '스폰서 의혹'…엘리트 검사의 추락

홍지영 기자

입력 : 2016.09.07 08:13|수정 : 2016.09.07 08:13


'스폰서·사건청탁' 의혹으로 검찰 감찰을 받게 된 김형준(46·사법연수원 25기) 부장검사는 검찰 내 손꼽히는 금융수사통으로 알려졌습니다.

서울대 경영학과를 졸업한 김 부장검사는 2007년 서울중앙지검 금융조세조사1부 검사로 근무할 당시 삼성 비자금 의혹 특별수사·감찰본부에 파견 근무를 하는 등 금융·기업 수사에서 많은 경력을 쌓았습니다.

대검찰청 범죄정보2담당관, 서울중앙지검 외사부장 등 검사들이 선망하는 주요 보직을 두루 거치며 사법연수원을 함께 수료해 검사로 임관한 동기 중에서도 선두권을 달렸습니다.

그는 특히 2013년 서울중앙지검에서 전두환 일가 미납 추징금 특별수사팀장을 맡아 주목을 받았습니다.

당시 전두환 전 대통령의 '재산 관리인'으로 지목된 처남 이창석씨를 구속하는 등 강단 있는 수사를 벌인 끝에 전 전 대통령의 1천672억원의 추징금 자진 납부 발표를 끌어내 국민에게서 큰 지지와 호응을 받았습니다.

작년에는 서울남부지검 증권범죄합동수사단장을 맡아 기업범죄 사범들을 대거 재판에 넘기면서, '여의도의 저승사자'란 별칭을 얻게됐습니다.

또 2012∼2013년 인천지검 외사부장 시절, 9억원대 주식뇌물 혐의로 최근 구속기소된 진경준 당시 2차장의 지휘를 받아 '외국인학교 부정입학' 사건을 수사해 학부모 등 10명을 재판에 넘겼습니다.

김 부장검사는 박희태 전 국회의장의 사위로, 그가 2000년대 중반 이후 주요 보직을 맡으며 '승승장구'하자 개인적 능력뿐만 아니라 장인 관련 얘기가 나오기도 했습니다.

검찰 출신의 한 변호사는 "이번 일이 터지지 않았다면 해당 기수에서 유력한 검사장 승진 후보였을 것"이라며 "정확한 경위 파악이 우선이겠지만 현재까지 나온 정황만으로도 검사 경력에 치명상을 입었다고 봐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김 부장검사는 중·고교 동창인 사업가 김모씨로부터 올해 2월과 3월에 각각 500만원과 1천만원 등 총 1천500만원을 전달받았으며 금전 거래 당시 친분이 두터운 변호사 P씨 등 타인 계좌를 이용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이후 김씨가 회삿돈 15억원 횡령 및 중국 거래처 상대 50억원대 사기 혐의로 고소당하자 담당 검사를 포함한 서부지검 검사들과 식사자리 등에서 접촉해 무마를 시도했다는 의혹도 제기됐습니다.

이에대해 김 부장검사는 김씨의 일방적인 주장이라며 부인하고 있으며, 금융 공기업에 파견 근무 중이던 그는 6일 서울고검으로 전보 발령됐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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