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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 총선 앞두고 여당 지지율 급락…푸틴 정권 긴장

이정국 기자

입력 : 2016.09.01 17:37|수정 : 2016.09.01 18:11


러시아에서 하원 의원을 뽑는 총선이 약 3주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여당인 통합 러시아당에 대한 지지율이 크게 떨어진 것으로 조사되면서 정부와 여당이 긴장하고 있습니다.

물론 여당의 총선 승리를 위협할 수준은 아니지만 당 의장인 드미트리 메드베데프 총리에 대한 지지율 하락이 주요 원인으로 분석되면서 정부의 고민이 깊어졌습니다.

최근 현지 여론조사 전문기관 레바다-첸트르의 조사에 따르면 오는 18일 치러질 총선에서 여당인 통합 러시아당에 투표하겠다는 응답자는 한 달 전의 39%에서 31%로 떨어졌습니다.

투표에 꼭 참가하고 누구를 찍을지를 결정했다는 유권자 가운데서도 여당에 표를 던지겠다는 응답자는 57%에서 50%로 줄었습니다.

여당 지지율 급락은 통합 러시아당 비례대표 명단 1순위에 올라있는 메드베데프 총리의 국정 활동에 대한 지지도 추락과 맞물려 나타나고 있습니다.

이번 여론조사에서 메드베데프 총리에 대한 지지율은 한 달 전의 55%에서 48%로 내려앉았습니다.

다만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에 대한 지지도는 82%로 큰 변화 없이 높은 수준에 머물렀습니다.

전문가들은 총리 지지율이 50%대 이하로 떨어진 것은 심각한 현상이라고 지적하고 있습니다.

메드베데프 총리 지지도 추락은 지난달 불거진 그의 실언 파문이 큰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되고 있습니다.

메드베데프는 지난달 초 '청년 교육자 포럼'에 참석해 '선생과 대학 초임 교수들이 경찰관의 5분의 1 수준인 1만 루블(약 17만 원) 정도의 월급밖에 받지 못하는 이유가 무엇이냐'는 한 참석자의 질문에 "돈을 더 벌기 위해선 부업을 하라"고 말했습니다.

또 "선생은 천직"이라며 "만일 돈을 벌길 원하면 사업가로 전업하는 게 나을 것"이란 충고도 했습니다.

교사들의 고충을 무시하는 듯한 총리의 이러한 발언은 이후 강한 비판 여론을 불러일으켰고 인터넷상에선 그의 사퇴를 요구하는 청원 운동이 거세게 일었습니다.

일각에선 푸틴 대통령이 이달 총선 이후 메드베데프 총리를 해임하고 경제 전문가인 알렉세이 쿠드린 전 재무장관을 신임 총리로 임명하는 대대적 개각을 단행할 것이란 관측도 나왔습니다.

심각한 수준인 경제난에 대한 책임 추궁이 푸틴이 아니라 메드베데프에게로 향하고 있는 것도 그의 인기 하락을 부추기고 있습니다.

상트페테르부르크의 유럽대학 그리고리 골로소프 교수는 "유권자들이 푸틴 대통령이 대외 정책에선 성공을 거두고 있지만 국내 경제상황은 나빠졌음을 느끼고 있지만 이를 대통령의 잘못으로는 인식하지 않고 있다"면서 "대신 메드베데프 총리와 여당에 책임을 지울 수 있다"고 분석했습니다.

푸틴은 지난 2014년 크림 병합 이후 촉발된 우크라이나 사태와 시리아 내전 등에 강경 개입하면서 국민에게서 러시아의 자존심을 회복시킨 구세주 같은 지도자로 평가받으며 높은 지지율을 유지하고 있습니다.

우크라이나 사태에 따른 서방의 경제 제재와 국제 저유가 등으로 러시아 경제가 심각한 어려움을 겪고 있지만 대다수 국민은 이를 푸틴 대통령의 책임이라기보다 서방의 반 러시아 공세 때문으로 받아들이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