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BS뉴스

뉴스 > 국제

88살 호주 전 판사 "역외수용 난민 한 명과 맞바꿔 달라"

입력 : 2016.09.01 13:20

"더는 침묵할 수 없다"며 호주 정부 향해 날 선 비판


"내가 역외 난민시설로 갈 테니 대신 난민 한 명을 호주 안으로 받아들여 달라."

88살의 호주 전직 판사가 호주의 역외 수용시설에 있는 난민 한 명과 자신과의 맞교환을 호주 정부에 제안했다고 일간 가디언 호주판이 1일 보도했다.

뉴사우스웨일스(NSW)주 판사 출신인 짐 매켄은 연방 이민장관에게 보낸 서한에서 "말년을 (역외 난민시설이 있는) 나우루나 파푸아뉴기니 마누스 섬에서 보내는 것도 하나의 특권이 될 수 있을 것"이라며 이 같은 의견을 내놓았다.

매켄 전 판사는 이런 제안이 정부로부터 너무 순진한 것으로 받아들여질 수 있다는 점을 인정한다면서도 자신에게 이는 매우 진지한 것으로 불가능한 것만도 아니라고 말했다.

매켄 전 판사는 "이런 제안을 한 이유는 간단하다. 무고한 남성이나 여성, 어린이가 나우루나 마누스 섬의 끔찍한 환경에 갇혀 있는 상황에 대해 더는 침묵만 할 수 없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또 "다른 망명 희망자나 난민에 호주에 아예 오지 못하도록 이들을 위험하고 열악한 환경에 묶어두는 것은 매우 잘못된 일"이라며 호주 정부가 이들 난민을 인간방패처럼 다루고 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는 "난민 한 명이 수용시설 밖으로 나와 호주에서 살 기회가 주어진다면, 나는 죽는 날까지 나우루나 마누스 섬의 난민 수용시설에서 보낼 준비가 돼 있다"라고 강조했다.

이번 제안이 명성을 얻고자 하는 일이 아니며 필요하다면 시민권도 포기할 수 있다고 그는 덧붙였다.

그는 지난달 피터 더튼 연방 이민장관에게 이런 내용의 편지를 보냈으나 아직 답장을 받지는 못하고 있다고 신문은 전했다.

종신 노동당원인 매켄 전 판사는 맬컴 턴불 총리와 주요 야당인 노동당의 빌 쇼튼 대표에게도 편지를 보내 역외 수용시설의 폐쇄를 촉구하기도 했다.

변호사와 노동단체 간부를 지낸 매켄은 1989년까지 15년 동안 NSW 노동법원에서 판사로 일했으며, 2003년에는 호주 정부로부터 민간인 대상 최고 훈장인 '호주 훈장'(Order of the Australia)을 받았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