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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리우 올림픽은 아주 적은 예산으로도 개회식, 폐회식을 멋지게 연출해 세계인을 감동시켰죠. 다음은 우리 차례로 이제 평창 동계올림픽이 1년 5개월 앞으로 다가왔는데, 개회식과 폐회식 예산은 1천억 원이 넘지만, 내부 분열로 인해 성공적인 연출을 장담할 수 없는 위기에 놓였습니다.
연출가를 맡았던 유명 패션 디자이너 출신 정구호 씨가 사실상 사퇴를 선언해 충격을 주고 있습니다. 권종오 기자의 단독 취재파일입니다.
평창 동계올림픽 조직위원회는 지난해 7월 난타의 기획자이자 TV 탤런트로 잘 알려진 송승환 씨를 총감독으로 선임했습니다.
하지만 그가 대규모 국제 대회나 행사를 연출해본 경험은 부족하다는 판단에 따라 문화체육관광부는 정구호 휠라코리아 부사장을 따로 연출가로 추천했습니다.
그동안 정구호 씨가 국립무용단 공연들을 통해 뛰어난 연출 실력을 과시했기 때문이었습니다. 그렇지만 내막을 잘 아는 고위 관계자들은 이 둘 사이에 주도권 싸움, 쉽게 말해 파워 게임이 생긴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원래 송승환 총감독이 정구호 씨를 미술 감독으로 쓰려 했었는데 정구호 씨가 거부해 무산됐던 데다, 개·폐회식을 바라보는 둘의 콘셉트가 기본적으로 달랐기 때문입니다.
송승환 감독은 초등학생도 재미있게 볼 수 있는 무대를 구상한 반면, 정구호 씨는 한국의 전통과 문화의 장점을 제대로 보여주는 것에 초점을 맞춘 것으로 전해지고 있습니다.
더욱이 이들은 지난달 초 청와대를 방문해 대통령에게 완성된 시나리오를 보고한 뒤 재가까지 받았는데, 문체부가 송승환 감독의 기획안은 탐탁지 않게 생각한 반면 정구호 씨의 기획안은 크게 호평해 결국 10편의 공연 가운데 8편이 정구호 씨의 아이디어로 채택됐다고 합니다. 불협화음이 심해 수밖에 없었던 겁니다.
게다가 결정적으로 정구호 씨는 조직위가 정식 계약을 체결해주지 않고 차일피일 미뤄 결과적으로 7달 동안 보수는 한 푼도 받지 않고 자기 돈을 써 가며 무료봉사를 한 셈이 됐는데, 그 배경에 송승환 감독이 있다고 믿었습니다.
다른 예술 감독들도 상당수가 여러 일을 겸하고 있는데도, 조직위 측이 유독 정 씨에게만 현재 하고 있는 일이 너무 여러 가지라며 올림픽 업무를 책임지고 할 수 있을지 모르겠다는 이유를 댔기 때문입니다.
정식 계약도 맺지 못하고 불공평하다고 느낀 정구호 씨는 끝내 자신의 이름을 연출진 명단에서 완전히 빼고 아이디어도 사용하지 말아 달라고 공식 요청했습니다.
그러나 조직위는 이미 확정된 구성안을 바탕으로 대행사를 선정하겠다는 방침이고, 송승환 감독도 내년 2월 말까지 기존의 구성안에 디테일을 추가해 최종 시나리오를 국제올림픽위원회에 보고할 예정이라고 밝혔습니다. 또한, 정구호 씨와의 갈등설에 대해서는 그런 이야기가 왜 나오는지 모르겠다며 전면 부인했습니다.
원래 기획안을 주도했던 당사자가 실제 공연을 추진하고 지휘해야 그 아이디어를 100% 실현할 수 있는 법인데, 그렇다고 이제 와서 기획안을 바꾸기에는 물리적인 시간이 턱없이 부족하니 우리나라와 강원도 평창의 아름다움을 전 세계에 얼마나 잘 보여줄 수 있을지 걱정입니다.
▶ [취재파일][단독] 평창올림픽 개회식 연출가 전격 사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