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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드리포트] 日 산골 도자기 마을…조선 도공의 후예들

최선호 논설위원

입력 : 2016.08.31 12:47|수정 : 2016.08.31 12: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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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규슈 오이타현의 산골 마을, 온타야키 도자기 마을입니다.

도자기를 만드는 흙은 물레방아로 빻아 냅니다.

마을 한가운데는 도자기를 구워내는 가마가 자리하고 있습니다.

300년 전부터 이어져 오는 전통 방식에 따라, 전기를 전혀 쓰지 않고 도자기를 만들고 있습니다.

1995년 일본의 국가중요무형문화재로 지정됐습니다.

부유층이 쓰는 고급 도자기가 아니라, 서민들이 일상생활에서 쓰는 생활도자기를 만드는 곳입니다.

물레를 돌리는 방향이 반시계방향, 즉 원류는 한반도에서 건너간 조선 도공입니다.

[사카모토/온타야키 도자기 장인 : 흐름의 원류를 따지면 한반도에서 왔습니다. 그래서 물레를 돌리는 방향도 반시계방향이죠. 옛날에는 마을에 들고나는 것이 자유였습니다. 이런저런 기술이 자연스럽게 합쳐졌습니다.]

현재는 사카모토 집안이 아버지에서 아들로 대를 이어 도자기 제조법을 전승하고 있습니다.

[((아들이 대를 이어서) 기쁘십니까?) 그렇죠. 남아서 대를 이어주는 게 요즘은 잘 없는 일이니까….]

[사카모토 타쿠마/아들 : 자연스럽게 하게 됐습니다. 언제부터 시작한다 이런 게 아니라, 어려서부터 언젠가는 대를 잇게 될 것이라는 느낌이랄까.]

후계자가 된다는 거창한 결심이나 큰돈을 벌 수 있다는 욕심이 아니라, 그냥 자연스럽게 이어져 오고 있습니다.

하지만 과연 언제까지 이어져갈지는 장담하기 어렵습니다.

300년 전 제조 방식을 고집하다 보니 물레나 가마 같은 관련 분야의 전통 계승이 끊어지면 온타야키 마을도 위기를 맞을 수밖에 없습니다.

현재 20대 청년 후계자도 2명 정도에 불과합니다.

[사카모토 소/청년 계승자 :( 매력이랄까 힘든 점은?) 매력과 힘든 점은 사실 같은 부분입니다. 전부 수작업으로 하는 것이 힘들지만, 하나하나 흙을 진지하게 대하면서 일하는 게 매력적입니다. 저로서는 힘든 점이기도 하지만….]

조선 도공의 숨결이 담긴 일본의 서민 도자기 마을, 대를 잇는 전통의 방식으로 시간의 흐름을 견뎌내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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