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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척 기업체 숙소 방화치사 용의자 부산서 숨진 채 발견

입력 : 2016.08.24 07:49|수정 : 2016.08.24 10:14

동료와의 폭행 사건 때 다른 동료들이 자기편 들어주지 않자 원한
경찰 "시너 뿌리고 불을 지른 듯"…피의자 사망으로 '공소권 없음'


지난 12일 강원 삼척시의 한 기업 숙소(기숙사)에서 4명의 사상자를 낸 방화사건의 유력한 용의자가 사건 발생 11일 만에 부산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부산 부산진경찰서는 23일 오후 4시 25분께 부산진구 백양산 8부 능선에서 염모(60) 씨가 나무에 목을 맨 채 숨져 있는 것을 발견했다고 24일 밝혔다.

숨진 염 씨는 지난 12일 오후 11시 21분께 삼척시 원덕읍 임원리의 한 기업체 숙소에 불을 질러 2명이 숨지고 2명이 다치는 등 4명의 사상자를 낸 방화치사 사건의 유력 용의자로 경찰에 추적을 받아왔다.

강원 삼척경찰서는 사건 발생 다음 날인 지난 13일 오전 6시 30분께 염씨가 부산진구 초읍동 성지곡수원지로 들어간 뒤 연락이 끊기자 부산에 공조수사를 요청했다.

이에 따라 경찰은 부산과 서울, 경기, 울산경찰청 소속 경찰견을 총동원해 성지곡수원지 일대를 수색하다가 염 씨의 시신을 발견했다.

그러나 유서 등은 발견되지 않았다고 경찰은 밝혔다.

염 씨는 지난해 7월 불이 난 기업체에서 한 달가량 일했다.

이 과정에서 염 씨는 기숙사 같은 방 동료인 장모(55) 씨와 폭행 사건을 빚어 일을 그만뒀다.

이후 부산으로 되돌아간 염 씨는 지난 2월 부산진경찰서에 고소장을 제출했다.

그러나 당시 기숙사에서 함께 생활했던 동료들이 폭행 사건과 관련해 장 씨만 두둔하고 자신의 편을 들어주지 않자 불만을 품었다.

결국, 염씨와 장씨가 연루된 폭행 사건이 불기소 처분되자 염 씨는 동료 등에게 깊은 원한을 품었다고 경찰은 밝혔다.

경찰은 사건 당일 삼척의 기숙사로 찾아온 염씨가 미리 준비한 인화성 물질인 시너를 기숙사 2개 동에 뿌리고 불을 지른 것으로 보고 있다.

이 일로 기숙사에서 잠을 자던 직원 차모(58) 씨와 강모(44) 씨 등 2명이 숨지고, 민모(46) 씨 등 2명이 얼굴 등에 화상을 입었다.

불은 또 조립식 샌드위치 패널로 지어진 숙소 2채와 승용차 3대를 태우고 1시간 30여 분만에 꺼졌다.

사건 직후 경찰은 기숙사 진입로 주변에 설치된 CCTV에 염 씨의 승용차가 포착된 점, 차량에 남아 있는 시너 통 자국 등을 토대로 염 씨를 유력 용의자로 보고 추적했다.

경찰은 염 씨의 차량에 남아 있는 시너 통 자국 등에 대해 국과수에 정밀감정을 의뢰했다.

그러나 염씨가 숨진 채 발견됨에 따라 경찰은 이 사건을 '공소권 없음'으로 종결 처리할 예정이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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