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BS 뉴스

뉴스 > 사회

남해안 조선불황 이어 폭염에 콜레라까지…"할 말 잊어"

입력 : 2016.08.23 18:15|수정 : 2016.08.23 18:15


"조선업 최악의 불황에다 폭염으로 손님이 떨어지고 양식장 물고기들이 고수온 때문에 폐사하고 있는 중에 적조가 몰려오고 있다는데 이번엔 또 콜레라라니…"

15년 만에 국내에서 발생한 콜레라 환자가 여행중 경남 남해안 횟집 두 곳에서 회를 먹고 간 것으로 알려지자 상인과 어류 양식업자, 해당 지방차지단체는 더 이상 할 말을 잊은 분위기다.

횟집 상인들은 역학조사가 진행중이고 50대 환자 이외의 아직 다른 환자 발생 소식은 없어 일단 안도하고는 있다.

하지만 소비자들이 콜레라 발생 소식만으로도 어패류 소비를 급격히 줄일 수 있어 지역경제가 더 어려워질 것으로 우려했다.

콜레라 환자가 회를 먹었다는 한 전통시장 상점들은 이날 한달에 한 번씩 쉬는 날이어서 모두 문을 닫았다.

콜레라 발병 사실조차 모르는 상인들도 있었다.

시장상인회 관계자는 "콜레라는 금시초문"이라면서 "오늘은 상가가 노는 날이어서 횟집들이 모두 문을 닫았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이곳에서 회를 먹었다는 사람이 콜레라에 걸렸다면 회 소비 위축 등 문제가 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이 지역 양식업 관계자는 "콜레라 발병 소식만으로 어패류 소비가 위축될 수도 있다"며 "현재로서는 환자가 어디에서 회를 먹었는지 등에 대한 역학조사가 완결된 게 아니어서 상황을 예의주시하고 있다"고 말했다.

지자체 보건당국은 이날 새벽 환자가 들른 것으로 알려진 횟집에서 어류 등을 수거하는 등 역학조사를 실시했다.

지자체 관계자는 "폭염에 따른 어류 집단 폐사로 어류 소비가 줄어들고 있는 분위기"라며 "엎친데 덮친 격으로 콜레라 발병 소식까지 들려 상인들이 울상을 짓고 있다"라고 말했다.

인접한 다른 지자체도 콜레라 발병 소식에 바짝 긴장하고 있다.

해변가 한 횟집에서 콜레라 환자가 역시 회를 먹었다는 소식이 전해지면서 가뜩이나 어려운 지역경제에 나쁜 영향을 주지 않을까 우려하고 있다.

콜레라 환자가 회를 먹은 곳으로 알려진 바닷가 횟집에 대해 지역 보건소 측은 이날 도마 등 조리기구를 수거하고 가게 주변에서 방역작업을 했다.

횟집 주인은 "그 사람이 여기서 회를 먹은 날짜에 총 세 팀 정도가 다녀갔는데 다른 사람들에게서는 회를 먹고 탈이 났다는 어떤 연락이나 항의도 받은 적이 없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그 사람이 폭염에 다른 어떤 상한 음식을 먹었을지도 모르는데 원인이 회에 있는 것처럼 몰아가서는 안 된다"며 "결과를 기다려보고 거기에 맞게 대처하겠다"고 덧붙였다.

인근 횟집 종업원은 "뉴스를 통해 콜레라 발병 소식을 접하고 영업에 영향이 있지는 않을까 싶어 오후 내내 그런 얘기를 나눴다"며 "폭염이 지나가면 이제 한숨 돌리나 했는데 갑자기 이런 소식이 또 터져서 걱정이 된다"고 토로했다.

지자체 관계자는 "콜레라 환자가 1명밖에 발생하지 않았고 추가 발병자가 없어 큰 문제가 될 게 없는 것으로 판단된다"며 "하지만 회를 먹은 사람이 콜레라에 감염됐다는 사실 하나만으로 회 소비가 급격히 줄어들 것"이라고 우려했다.

(연합뉴스)
SBS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