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콜레라는 조선시대 '괴질'…1821년 첫 공식 기록

입력 : 2016.08.23 16:04|수정 : 2016.08.23 16:04

1500년대 인도에서 첫 발견 이후 종식된 적 없는 질병
공중보건·미생물학 발전에 '후진국 병'으로 남아


국내에서 15년만에 발생한 콜레라는 조선시대 처음 공식 기록이 등장하는데 원인을 알 수 없이 한번에 천명이 넘는 사람의 목숨을 앗아가 '괴질'로 불렸던 무서운 병이다.

23일 삼성서울병원 '주간 감염병 최신정보'에 따르면 우리나라에 콜레라가 대유행한 시기(1817~1824년)인 1821년 평안감사 김이교가 설사 및 구토를 동반하는 병을 앓았고 10일동안 1천여명이 사망했다는 최초의 기록이 남아있다.

당시 사람들은 설사, 구토 등의 증상이 나타나는 콜레라에 대해 질병을 알 수 없는 괴이한 병이라는 뜻에서 '괴질'이라고 불렀다.

앞서 1500년대 포르투갈 탐험가의 저서 '인도의 전설'에서 콜레라에 대한 첫 기록을 발견할 수 있다.

인도 캘리컷 지역에 있던 군대에서 심한 구토, 설사 및 복통이 급격하게 나타나는 풍토병이 유행해 2만여명이 사망했다는 기록이다.

이후 콜레라는 7번의 대유행을 걸쳐 세계 곳곳으로 퍼지게 되는데 처음에는 '나쁜 공기'가 원인으로 지목받았다가 나중에서야 오염된 물과 음식 등을 통해 전염되는 수인성 질환임이 확인됐다.

인류는 세계 곳곳으로 퍼져나간 콜레라를 의학적으로 규명하고 연구를 진행하면서 공중보건 정책을 내놓기 시작했다.

1880년대에 들어서면서 런던, 뉴욕 등에서는 감염예방을 위해 하수도망 정비에 나섰다.

무엇보다 뉴욕의 해군병원에서는 현미경이 있는 미생물 검사실을 구축해 입항하는 선원과 승객을 대상으로 세계 최초의 검역을 실시했다.

이처럼 공중보건과 미생물학이 선진국을 중심으로 발전하면서 콜레라는 아시아, 아프리카 등 주로 사회 경제적으로 낙후되거나 고립된 지역에서 발생하는 '후진국 병'으로 자리를 잡게 됐다.

국내에서는 2001년 경상도 지역을 중심으로 전국적으로 유행한 162명의 환자 발생을 제외하고는 해외국가를 여행하며 감염된 환자의 유입만 간간이 있었다.

그러던 중 최근 15년만에 국내에서 처음으로 콜레라 감염 환자가 발생했지만, 세계적으로 보면 콜레라는 종식된 적이 없는 감염병이다.

선진국에서도 오염된 어패류를 생으로 먹거나 덜 익혀 먹으면 발병할 수 있어서 꼭 후진국 병만은 아니라는 분석도 있다.

제롬 김 국제백신연구소(IVI) 사무총장은 "일반적으로, 현대적인 상하수도 시스템을 갖추고 있는 한국은 대규모 콜레라 창궐 위험이 매우 낮다"며 "미국에서도 드물게 발생하듯이 오염된 해산물을 생으로 또는 덜 익혀 먹고 감염이 발생할 수 있다"고 말했다.

세계보건기구(WHO)에 따르면 매년 전세계에서 130만~140만명의 콜레라 환자가 발병하고 있으며 이 중 2만8천~14만2천명이 사망하고 있다.

WHO는 "보고되는 환자보다 관광사업 위축 등을 이유로 보고되지 않는 환자와 사망자는 더 많을 것으로 추정된다"고 밝힌 바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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