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BS 뉴스

뉴스 > 사회

'전쟁 나면 어디로?' 동두천서 최대 규모 주민 이동훈련

입력 : 2016.08.23 11:49|수정 : 2016.08.23 11:49


전쟁 등 국가비상사태가 발생하면 군사분계선(MDL) 인근 접경지 주민들은 어떻게 해야 할까? 을지연습 기간인 23일 경기도 동두천시에서 실제 국가비상사태를 가상한 주민 이동훈련이 이뤄졌다.

지난해까지는 주민 50여 명이 참여해 소규모 이동훈련으로 진행했지만 이번 훈련은 실제와 똑같이 이뤄지도록 계획됐다.

참여 인원만 전국 최대인 500여 명이다.

훈련은 오전 10시 접경지역에 북한의 포격 징후가 포착되자 남경필 경기도지사가 오세창 동두천시장에게 주민 대피명령을 내리면서 시작됐다.

동장, 통·반장을 통해 상황을 전달받은 주민들은 오전 11시까지 1차 집결지인 동두천시민회관에 모였다.

시민회관에는 버스 12대와 승용차 18대, 구급차, 경찰차, 견인차, 유류지원차량 등 모두 36대의 차량이 대기하고 있었다.

이동 요령에 대한 간단한 설명을 들은 주민들은 정해진 차량에 나눠 탔다.

출발은 오전 11시 38분에 이뤄졌다.

경찰차의 인도 아래 주민들을 태운 차량은 일제히 출발했다.

차량 행렬의 길이만 600m에 달했다.

목적지는 50㎞가량 떨어진 남양주체육문화센터.

주민 안전을 위해 철저히 보안을 유지한 이동로는 군사 작전에 방해가 되지 않으면서 신속한 이동이 가능한 도로를 이용하도록 계획됐다.

이동 상황은 무선통신으로 30분마다 보고가 이뤄졌다.

이동 중 차량 파손, 교량 파괴, 연료 고갈 등 돌발상황에 대비한 훈련도 이뤄졌다.

첫 번째 상황은 목적지로 가던 중 포탄이 날아와 차량 1대가 파손되고 부상자가 발생한 상황이 가정됐다.

상황이 발생하자 인솔자의 지휘 아래 환자를 구급차로 신속히 이송하고 차량은 갓길로 옮겨 방해가 안 되도록 조치했다.

이어 이동은 계속됐다.

한참을 달리자 이번에는 다리가 끊겨 통행이 불가능했다.

불가피하게 이동노선을 변경해야 했다.

마지막 상황은 주민들이 탄 버스에 연료가 바닥난 것이다.

이들 차량은 예비 주유차량에서 연료를 보급받아 목적지까지 갈 수 있었다.

1차 목적지에 도착한 시간은 오후 1시 30분으로, 2시간 가까이 걸렸다.

목적지에 도착한 직후에야 주민들은 준비한 도시락으로 끼니를 해결하고 구호물자를 받았다.

이날 훈련은 남양주체육문화센터에서 참가자들에게 50분간 심폐소생술, 응급처치법, 소화기 사용 요령 등을 교육하는 것으로 4시간 만에 마무리됐다.

도는 주민 이동훈련 중 확인한 문제점을 개선, 추후 이동계획 수립에 반영할 방침이다.

남경필 지사는 "위기 상황에서 국민의 생명을 지킬 수 있는 실질적 능력을 키우는 것이 관건"이라며 "올해 처음 도입한 경기도형 을지연습 모델을 통해 결점을 찾아내 개선할 것"이라고 말했다.

(연합뉴스)
SBS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