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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도짓하려다" 안성 부부 살해·방화 소방관 검찰 송치

입력 : 2016.08.22 09:42|수정 : 2016.08.22 09:42

유족 "장례식장에 나타나 '신고자라 용의선상에 올라 힘들다' 너스레까지"


▲ 지난 15일 최모(50씨가 영장실질심사를 받기 위해 경찰서를 나서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경기 안성의 한 단독주택에 침입해 부부를 살해하고 불을 지른 뒤 달아난 현직 소방관이 검찰에 넘겨졌다.

경기 안성경찰서는 22일 살인 등 혐의로 구속한 최모(50·소방관)씨를 기소의견으로 검찰에 송치했다.

최씨는 지난 1일 오전 2시께 경기도 안성시 A(64)씨의 집에 침입해 A씨와 부인(57)을 흉기로 찔러 살해한 뒤 집에 불을 지른 혐의를 받고 있다.

범행 직후 달아났던 최씨는 10일 오후 4시 50분께 제초제를 마신 뒤 안성의 한 아파트 15층 꼭대기 층에서 투신하려다 경찰에 붙잡혔다.

최씨는 경찰의 설득을 무시하고 아래로 뛰어내렸으나 14층 복도에 걸렸고, 재차 뛰어내렸다가 13층 복도 난간에 걸려 죽지 않았다.

A씨와 이웃으로 지내 평소 안면이 있던 최씨는 A씨 집 화재 상황을 처음 신고한 것으로 알려졌다.

최씨는 경찰 조사에서 "금품을 훔치려고 피해자 A씨 집에 들어갔다가 발각되자 흉기를 휘둘렀고, 범행을 은폐하기 위해 불을 질렀다"고 진술했다.

최씨는 최근 도박 빚에 시달려온 것으로 전해졌다.

이달 2일 저녁 최씨는 자신이 살해한 A씨 부부의 장례식장에 나타나 유족들에게 자신이 최초 신고자라고 말하는 등 연기까지 한 것으로 전해졌다.

유족들은 "최씨는 한 유족에게 '저 ○○이에요. 기억 안 나세요'라며 먼저 아는 척을 하더니 묻지도 않았는데 '(범행 당일)담배를 피우러 밖에 나갔는데 어디서 타는 냄새가 나서 보니 (A씨의)집에 불이 났길래 119에 신고했다. (A씨의)집 앞에 내 차가 주차돼 있어서 소방차가 진입할 수 있도록 차도 뺐다'고 말했다"며 "더구나 '처음엔 용의선상에 올라 경찰조사를 몇 차례 받았는데 힘들어 죽겠다. 앞으로 이런 일 있으면 신고 안 하려고 한다'면서 너스레까지 떨었다"고 전했다.

이어 "이런 얘기를 듣던 유족 중 한 명이 '연기가 나는데 왜 집에 들어가 사람들을 구하지 않았느냐'고 묻자 대답을 피하더라"며 "나중에 최씨가 범인이란 사실을 듣고 가족들은 모두 오열했다. 어떻게 저렇게 뻔뻔할 수가 있느냐"고 덧붙였다.

유족들은 "현직 소방공무원이 이웃을 강도하고, 살인하고, 집에 방화까지 했다"며 "엄중한 처벌을 받을 수 있도록 재판 과정에까지 언론과 국민의 관심을 부탁드린다"고 강조했다.

앞서 15일 구속 전 피의자심문(영장실질심사)을 받기 위해 안성경찰서를 나와 법원으로 향하던 최씨는 고개를 숙인 채 "죄송하다는 말밖에는 드릴 말씀이 없다"고 말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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