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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수진의시사전망대] 갈수록 커지는 중국의 사드 보복

입력 : 2016.08.20 09:41|수정 : 2016.08.20 09:55

* 대담 : 차병준 SBS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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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수진/사회자:
 
뉴스 인사이드. 차병준 SBS 논설위원 나오셨습니다. 어서 오십시오.
 
▶ 차병준 SBS 논설위원:
 
네. 안녕하십니까.
 
▷ 한수진/사회자:
 
안녕하세요. 오늘 어떤 이야기 해볼까요.
 
▶ 차병준 SBS 논설위원:
 
오늘은 파고가 높아지는 하반기 경제 변수들을 살펴보겠습니다. 환율, 금리, 중국의 사드 보복, 그리고 글로벌 시장의 보호무역주의 확산까지 이러저러 대내 변수들이 실타래처럼 엉켜서 우리 경제에 불확실성의 쓰나미를 몰고 오고 있습니다. 지금 우리 경제 회복의 골든타임이다. 이런 말 많이 하지 않습니까. 그만큼 중요한 시기에 맞물려서 이런 변수들이 우리 경제에 미치는 파장들 짚어보겠습니다.
 
▷ 한수진/사회자:
 
예. 변수들 구체적으로 살펴보겠습니다. 먼저 중국의 사드 보복 우려. 갈수록 커지고 있는데요. 현실화 된다면 하반기 최대 악재가 되겠죠.
 
▶ 차병준 SBS 논설위원:
 
그렇습니다. 국내 내수와 수출 모두에 뇌관으로 떠오르고 있습니다. 한국 연예인의 방송 출연 제한, 지역 축제 불참, 검역 강화. 이렇게 아직은 겉으로 보이지 않는 비관세 장벽을 활용하고 있는데. 보복의 수위가 조금씩 올라가고 구체화되고 있어서 우려가 커집니다. 비자 발급을 놓고 중국이 최근 단계적으로 취한 조치들의 예를 들어볼까요. 먼저 한국인을 상대로 한 상용 비자 발급을 대행한 업체에 대해서 자격 정지 결정을 내렸죠. 그래서 절차를 까다롭게 한 겁니다. 이어서 배를 타고 중국에 도착한 한국인의 선상 비자 체류 가능 일수를 30일에서 7일로 대폭 줄였습니다. 그러더니 이번엔 여권 사본만으로 가능했던 한국인 관광 단체 비자 접수권을 반드시 원본을 제출하는 것으로 바꾸기로 했습니다. 조금씩 높아지는 수위의 끝에 뭐가 있을지 예상하기가 힘듭니다.
 
▷ 한수진/사회자:
 
그러네요.
 
▶ 차병준 SBS 논설위원:
 
그런데 상황은 더 악화될 가능성이 있습니다. 중국 정부가 한국의 재화와 서비스 수입을 제한하고 투자를 일부 유예하는 방안을 고려하고 있다. 블룸버그 통신이 이렇게 보도했죠. 삼성SDI와 LG화학이 만드는 전기차 배터리를 보조금 지급 대상에서 빼는 것도 고려하고 있다는 이야기도 전해집니다. 끝내 명단에 이름을 올리지 못하면 중국 시장을 노리는 전기차 업체들이 우리 업체의 배터리를 쓰지 못하게 되는 겁니다. 중국 자본이 인수전에 참여하는 생명보험사 ING생명의 인수합병도 돌연 연기됐습니다. 특히 다음 달 중국의 중추절과 10월 국경절 연휴 대목이 다가오는데. 중국이 어떤 추가 보복 조치를 내놓을지 몰라서 관광 업계 우려는 커지고 있습니다. 직접적인 보복으로 커지게 될 것인지. 중국 정부가 칼을 거둘 것인지는 다음 달 초 한중정상회담 결과에 달려있을 것 같습니다. G20 정상회담 참석을 위해서 대통령이 중국을 방문하는 일정인데. 사드와 관련된 외교적 해법이 나와야겠죠.
 
▷ 한수진/사회자:
 
이런 조치들 우리가 사드 보복이라고 말은 하고 있지만. 큰 틀에서 보면 세계 각국의 보호무역주의 강화 움직임과 궤를 같이 하는 것 같습니다. 이 보호무역주의도 하반기 걱정스러운 변수가 되는 거죠.
 
▶ 차병준 SBS 논설위원:
 
금융위기 이후에 세계 각국이 마이너스 금리까지 동원하면서 돈을 풀어도 불황이 끝날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죠. 그러니까 이제는 각자 살 길을 찾아서 보호무역으로 방어막을 치고 있는 겁니다. 영국의 유럽연합 탈퇴, 브렉시트의 본질도 보호무역주의도. 유럽연합이란 틀 안에서 영국의 이익이 훼손되고 있다고 생각한 결과입니다. 대선을 앞둔 미국에서도 보호무역기준은 거세지고 있습니다. 공화당 트럼프 후보, 민주당 클린턴 후보 모두 자국의 경제 상황을 의식해서 자유무역협정 FTA와 다자간무역협정 TPP 같은 기존 무역 협정의 재검토를 시사하고 있습니다. 선진국 뿐 아닙니다. 신흥국들까지도 자국 산업 육성을 위해서 수입 규제를 강화하고 있습니다.

문제는 한국이 이런 보호무역 물길의 핵심 타겟이 되고 있다는 점입니다. 보호무역 기치를 내걸고 있는 미국 공화당 트럼프 후보. 한미 FTA를 재앙이다, 미국인들의 일자리를 빼앗는 일자리 킬러다. 이런 말까지 했죠. 실제로 미국은 최근 한국 제품에 잇단 관세 폭탄을 매기고 있습니다. 중국에서 생산되는 삼성전자와 LG전자의 가정용 세탁기에 각각 111%, 그리고 49%에 반덤핑 예비 판정을 내렸습니다. 한국산 내부식성 철강 제품과 냉연간판에도 반덤핑 관세를 부과하기로 했고. 이어서 한국산 열연강판에 대해 최대 61%의 반덤핑 상계관세까지 매겼습니다. 60%가 넘는 관세 부가는 사실상 한국의 철강 수출 길을 막겠다는 것과 다름없는 것입니다. 전경련이 파악을 해보니까 우리나라 주요 수출업 중 15개 가운데 10군데가 이렇게 글로벌 보호주의 확산으로 위협받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 한수진/사회자:
 
큰일이네요. 그런데 앞서 브렉시트의 본질도 보호무역주의라고 말씀하셨는데. 브렉시트의 여파도 아직은 좀 지켜봐야 되는 것 아닐까요?
 
▶ 차병준 SBS 논설위원:
 
네. 브렉시트가 결정될 당시만 해도 걱정 참 많았죠. 금융시장도 단계적으로 출렁했습니다. 그래도 우려했던 만큼은 아닙니다. 하지만 유럽 주요국들에서 EU 지지론이 하락세이고. 이탈리아 같은 나라의 금융 부실 문제가 다시 부각되고 있어서 여전히 지켜봐야 할 변수입니다. 유럽 경제가 어쨌든 가장 타격을 받을 수밖에 없는데. EU의 성장률이 1% 포인트 하락하면 우리의 산업별 실질 총수출액에 미치는 영향, 조선은 11.4%, 자동차 2%, 전기전자의 5% 감소 효과를 가져올 것으로 산업연구원은 추정하고 있습니다.
 
▷ 한수진/사회자:
 
환율 변수도 좀 살펴보겠습니다. 변동성이 좀 심한 것 같아요.
 
▶ 차병준 SBS 논설위원:
 
네. 달러당 1,100원 위아래로 하루하루 오르내림의 폭이 큽니다. 지난 10일엔 13개월 만에 달러당 1,100원대 아래로 떨어지면서 환율 하락 비상이 걸렸었죠. 그 다음에는 하루에 18원도 오르기도 했습니다. 이후로 1,100원을 기준으로 올라갔다 내려갔다 하는 흐름을 보이고 있습니다. 최근 환율 동향을 보면 브렉시트 여파로 잠시 반등했던 6월 말 이후에 가파른 하락세가 이어졌습니다. 주요 10개 통화 가운데 원화 절상률이 4%를 넘으면서 1위를 차지할 정도였죠. 환율이 떨어지는 것 무엇보다 미국의 경기 회복세가 지연되면서 금리 인상 기대감이 약해진 결과입니다. 글로벌 자금들이 신흥국으로 이동하는데 한국은 그 중에서도 안전한 투자처로 인식돼서 투자 자금이 몰리는 겁니다. 여기에 S&P가 최근 우리의 신용 등급을 상향 조정했죠. 외국인 자금 유입에는 기름을 부은 격이 됐습니다. 하락세가 이어지다가 미국 금리인상 시그널이 조금 보인다 싶으면 다시 살짝 반등하는 흐름을 보이고 있습니다.
 
▷ 한수진/사회자:
 
환율 하락은 무엇보다 수출에 부정적인 영향을 주는 변수가 되는 거죠?
 
▶ 차병준 SBS 논설위원:
 
네. 과거보다는 영향력이 감소됐다고 하지만 여전히 환율은 수출에 영향을 미치는 최대 변수입니다. 환율이 100원 하락하면 국내 자동차 업체 매출이 연간 4조 2천억 원 정도 줄어든다는 분석도 있죠. 원화 가치가 10% 상승하면 제조업 영업이익률은 평균 0.8% 포인트 하락한다고 전경련이 그런 분석 결과를 내놓기도 했습니다. 앞서 말씀드린 보호무역주의 강화와 이런 환율 하락이 맞물려 수출에 이중고를 주고 있는 겁니다. 환율 하락은 또 물가에도 변수가 됩니다. 수입 물가를 떨어트려서 물가를 안정시키는 것인데. 지금처럼 저물가 압력을 받고 있는 상황에서는 물가 안정 수준이 아니라 경기 침체 속에 물가 하락을 만나는 디플레이션 우려를 키우는 겁니다.

그래서 환율 하락은 통화 당국의 금리 인하를 압박하게 됩니다. 금리가 낮아지면 외화가 빠져나가면서 환율이 올라가고, 시중에는 통화가 많이 풀려서 물가를 끌어올리는 효과를 기대할 수 있으니까요. 하지만 우리 경제, 가계부채라는 뇌관을 안고 있죠. 쉽사리 금리 인하 카드를 꺼내기도 어렵습니다. 그렇다고 정부가 환율 하락을 막기 위해서 외환시장에 개입하기도 어려워졌습니다. 미국이 지난 4월에 한국을 중국, 독일, 일본 등과 함께 환율 관찰 대상국으로 지정해놨기 때문입니다. 환율이 얼마까지 떨어지고 또 우리 수출에 부담을 키울지. 또 결국은 통화 당국의 금리 인상으로 이어질지가 하반기 우리 경제 흐름의 변수가 되는 겁니다.
 
▷ 한수진/사회자:
 
예. 국제 유가 변수는 하반기에 어떨까요?
 
▶ 차병준 SBS 논설위원:
 
유가는 급등락이 변수입니다. 올 초 20달러대에서 출발해서 한 달 전 50달러를 넘었다가 다시 30달러로 추락했었습니다. 롤러코스터 유가라고 합니다. 지금은 다시 40달러로 조금 올라서있죠. 상승 요인, 미국과 인도 등의 수요 증가, 하락 요인인 중동 산유국과 미국 셰일 업계의 공급 증가가 충돌해서 이런 널뛰기 유가는 당분간 계속될 것이라는 전망입니다. 우리 경제 체력이 떨어진 상황에서 이렇게 유가의 변동성이 커지면 불확실성 때문에 경기 회복에 부정적인 영향을 주게 됩니다. 당장 구조조정이 급한 조선해운의 경우에 유가 변동, 이 구조조정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칠 수가 있습니다.
 
▷ 한수진/사회자:
 
예. 여러 변수들을 짚어주셨는데. 말씀 들어보니까 하반기도 우리 경제는 첩첩산중이다. 이런 생각이 드네요.
 
▶ 차병준 SBS 논설위원:
 
네. 그렇습니다. 수출은 지난달까지 19개월 사상 최장기 마이너스 행진을 했죠. 경제성장률도 3분기 연속 0%대입니다. 제조업 고용 지수, 청년 실업. 뭐 하나 좋을 게 없습니다. 이런 상황에서 앞서 말씀드린 하반기 변수들까지 복병이 될 우려가 큰데. 정부의 정책 대응 수단은 마땅치가 않습니다. 재정 정책으로 쓸 돈은 상반기에 조기 집행하는 바람에 하반기는 여유가 없습니다. 추경도 아직은 상황이 좀 불투명하죠. 통화 정책 수단인 금리 인하. 말씀드린 것처럼 가계부채라는 뇌관 부담이 적지 않습니다. 하반기에 이렇게 첩첩이 쌓인 변수들을 헤쳐 나가야 되는 정부의 경제 해법도 고민이 많을 것 같습니다.
 
▷ 한수진/사회자:
 
예. SBS 차병준 논설위원이었습니다. 잘 들었습니다.
 
▶ 차병준 SBS 논설위원:
 
예.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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