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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소 없고 온도 90도까지 상승…폭염속 자동차에서 잠들면 '죽음'

홍지영 기자

입력 : 2016.08.19 13:54|수정 : 2016.08.19 14:25


35도를 웃도는 폭염이 계속되면서 밀폐된 차량 내 안전사고가 잇따르고 있습니다.

지난 18일 오후 2시께 충북 청주시 상당구의 한 아파트에 사는 A(38)씨는 야간 배달일을 마치고 집으로 돌아왔습니다.

몰려오는 피로에 몸을 뉘었지만, 에어컨이 없는 방 안은 말 그대로 찜통.

도저히 잠을 이룰 수 없었던 그는 주차장에 세워둔 차에 올라 시동을 켜고 문을 안에서 잠근 뒤 에어컨을 켜고 시원한 바람을 맞으며 잠이 들었습니다.

그로부터 5시간여 뒤 A씨는 싸늘한 주검이 된 채 아파트 경비원에 의해 발견됐습니다.

경찰은 A씨가 밀폐된 차 안에서 에어컨을 켜고 자다가 산소 부족으로 질식사했을 가능에 무게를 두고 경위를 조사하고 있습니다.

차 안에서 장시간 에어컨을 틀고 잠을 자는 경우 산소 부족이나 저체온증으로 사망할 수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지적입니다.

지난달 27일 오후 4시 20분쯤에는 부산 사하구에서 술에 취해 주차된 차 안에서 잠이 든 B(53)씨가 숨진 채 발견됐습니다.

B씨의 차량은 시동이 꺼진 채 창문이 모두 닫혀 있었습니다.

당시 부산은 폭염특보가 내려진 상태였고, 밀폐된 B씨의 차량 내부 온도는 60∼70도에 이르렀을 것으로 추정됐습니다.

검안 결과 B씨의 장기 온도는 44도를 기록했고 사인은 열사병으로 결론 났습니다.

지난달 29일 광주 광산구에서는 모 유치원 25인승 통학버스에 타고 있던 C(4)군이 인솔교사 등의 부주의로 8시간가량 차 안에 갇히는 사고가 발생했습니다.

폭염 속 밀폐된 차 안에 장기간 방치된 C군은 여전히 의식을 회복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한낮 기온이 30도를 웃돈다면 고온의 직사광선까지 더해져 차량 내부 온도는 최고 90도까지 치솟아, 여름철 밀폐된 차 안에 들어가 있는 것은 자살행위에 가깝다고 전문가들은 경고합니다.

급격한 온도 변화에 따른 압력 차이로 인한 충격도 상상을 초월합니다.

지난 18일 낮 12시 10분께 충북 진천군청 주차장에서는 폭염으로 차량 내부 기온이 급상승하면서 팽창한 압력을 견디지 못한 한 SUV 차량 유리창이 산산이 부서졌습니다.

동아대학교병원 한성호 가정의학과 교수는 "개인차가 있지만 건강한 성인이라도 온도가 오른 차 안에서는 10분을 버티기 힘들다"면서 "여름철에는 주차 중인 차 안을 피하는 게 가장 좋은 예방법"이라고 덧붙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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