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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수진/사회자:
요즘 서울 외환시장의 모습은 상당히 이례적입니다. 환율, 더 정확히 원달러 환율이 하루에 1% 넘게 오르고 내리고를 반복하기 때문입니다. 그러니까 원화 강세와 원화 약세가 왔다 갔다 한다는 것이고. 그만큼 달러 가치도 요동을 치고 있다는 건데요. 이렇게 되니까 개인들 사이에서는 달러를 집중적으로 사려는 움직임도 나오고 있습니다. 정철진 경제 평론가와 원달러 환율에 관한 이야기 좀 나눠보겠습니다. 안녕하세요.
▶ 정철진 경제칼럼니스트:
예. 안녕하십니까.
▷ 한수진/사회자:
정 선생님. 일단 청취자들을 위해서 지금 원달러 환율 수준이 어느 정도인가요?
▶ 정철진 경제칼럼니스트:
어제 마감한 서울 외환 시장 기준으로 보면 지금 달러당 1,107원 20전입니다. 1,107원 수준이다. 이렇게 보면 될 것 같은데요. 실은 올 연초만 해도 많이 환율이 올라갔습니다. 2월 말 기준으로는 당시 달러당 1,241원까지 찍으면서 연말에는 1,300원 돌 거야. 외환 위기도 올 수 있어. 이런 우려가 있었거든요. 실은 그때만 해도 미국이 연내 금리 인상 2번은 무조건 하고 그 이상 한다. 이런 전망 때문에 달러 강세, 원화 약세 흐름이 나왔었는데. 이후에 청취자 분들 잘 아시다시피 미국 금리 인상 제도가 힘이 많이 빠졌거든요. 그러면서 꾸준히 원달러 환율은 하락세, 즉 원화 강세 기조는 이어졌었고. 물론 중간중간, 가령 브렉시트가 나왔다든가. 이랬었을 때 환율이 좀 튀어 오르기는 했지만 현재까지 흐름으로는 환율 하락, 즉 원화 강세 기조가 이어지고 있는 상태입니다.
▷ 한수진/사회자:
그런데요. 최근 흐름을 보면 환율이 올랐다, 내렸다 요동을 친다는 것 아니겠습니까? 하루에 1% 넘게 움직인다는 건데요. 이게 무슨 주가도 아니고요. 어떻게 이런 일이 있을까요?
▶ 정철진 경제칼럼니스트:
그만큼 첨예한 전투다. 이렇게 표현한 분들도 있는데요. 가령 17일 같은 경우에는 원달러 환율이 하루에 1.01% 내렸습니다. 11원 넘게 내린 원화 강세가 나온 거죠. 그래서 1,092원대까지 떨어졌는데. 바로 다음 날에는 모든 상황이 역전됩니다. 그 다음에는 1.47% 환율이 오릅니다. 16원 넘게 또 올라서 1,100원을 넘어서 1,108원대까지 가고요. 이런 식으로 환율이 1% 위로 아래로, 10원 넘게 가는 이런 흐름이 가고 있거든요. 그러니까 굉장히 시장 참여자들이 마음이 불안한데.
왜냐하면 원달러 환율이 이렇게 요동을 친다는 것은 바꿔 말해서 세계의 기축통화죠, 달러의 가치가 강했다가 약했다가 이렇게 흔들리고 있다는 것이니까. 실은 이런 상황이 오면 뭔가 문제 있는 것 아니야? 특히 우리나라 같은 경우 외환에 대한 트라우마가 있어서 더 많은 우려가 커지고 있는 것이죠.
▷ 한수진/사회자:
그러니까 이렇게 달러화 가치가 불안정하다는 게 역시 미국 금리 인상과 관련 있다고 봐야겠죠?
▶ 정철진 경제칼럼니스트:
네. 그렇습니다. 왜 이렇게 환율이 위아래로 요동을 치느냐. 달러의 가치가 강했다가 약했다가 하느냐. 이 금리 인상과 아주 밀접한 관련이 있습니다. 그러니까 지금 흐름이 원화 강세가 다시 잡혔다는 것은 연초에는 금리 인상을 많이 한다, 2번 이상 한다고 했다가 지금은 못한다. 아예 이쪽 의견이 힘을 얻고 있거든요. 겨우 한 번 할까 말까. 이런 얘기가 있는데. 18일 기준으로 그 날 갑자기 환율이 튀어 오른 날이요. 16원 넘게 오른 날은 무슨 일이 있었느냐면. 그 날 새벽에 미국 연방준비제도 이사회에서 서열로 따지면 3위 정도 되는 윌리엄 더들리라고 뉴욕연은총재, 뉴욕 연방은행 총재가 있는데. 이런 말을 합니다. 시장이 지금 너무나 미국이 금리 인상 못할 것이다에 베팅을 하는데 조심하라. 당장 9월에도 금리 올릴 수 있다. 이런 코멘트를 하면서 달러 가치가 오르고. 당연히 원화 가치가 떨어지면서 원달러 환율이 오른다. 이렇게 되는 건데요. 지금 외환시장 상황은 우리뿐만 아니라 전세계가 다 미국이 금리 인상 하네, 못 하네. 하면 언제 하네. 이것을 가지고 요동치고 있다고 보시면 됩니다.
▷ 한수진/사회자:
참 여러 사람 고민스럽게 하네요. 그런데 정말 미국 연방준비제도 이사회 금리 언제 올릴 것 같느냐. 이런 질문들 많이 하잖아요. 지금 보면 이런 전망들 무색한 것 같아요.
▶ 정철진 경제칼럼니스트:
그렇습니다. 너무 많이 언급도 했고요, 너무 많이 분석도 했는데. 항상 무의미했죠. 그래서 국내 주식 투자하는 분들도 이 미국 연방준비제도, 연준에 대해서 금리 인상 좀 그만 우려먹어라. 이게 사골국이냐. 이렇게 이야기도 하고. 우리뿐만 아니라 미국 증권 관련 케이블 TV 보면 이쪽에서도 연준 비난을 되게 많이 합니다. 금리 인상 이것을 언제까지 써먹을 것이냐. 딱 오늘까지로 보면 시장과 흐름을 보면 9월에는 못할 것이라는 쪽에 확률적으로는 좀 더 큽니다. 7월 정례회의 내용도 그렇고. 현지 흐름인데.
그런데 이 다음이 더 큰 문제죠. 9월에 못한다면 11월에 미국 대선이 있지 않습니까. 그러면 12월에는 할 수 있을까? 그러면 그 다음으로 넘어갈 테니까 내년 상반기. 이렇게까지 나오는 게 다수설이고 많은 분들이 이야기 하지만. 실은 이런 전망은 좀 무색합니다. 이게 연준 마음이거든요. 그래서 그나마 확실한 사인 하나를 보려면 8월 26일 날, 현지 시간입니다. 잭슨 홀 미팅이라고 있거든요. 여기에 재닛 옐런 연준 의장의 연설이 있습니다. 항상 잭슨홀 미팅에서는 중요한 금리 정책에 대한 발언을 하니까 아마도 이 때 거의 9월 인상하느냐 못 하느냐는 확인이 될 수 있겠다. 이렇게 보면 되겠습니다.
▷ 한수진/사회자:
예. 어쨌든 국내 투자자들은 좀 지친 것 같아요. 그래서 그냥 금리 올려라. 우리는 달러 사겠다. 이런 분위기라면서요?
▶ 정철진 경제칼럼니스트:
그렇습니다. 많이 지친 것 같고요. 그래서 국내 투자자들 분위기는 언젠가는 올리겠지. 올리면 달러 가치가 또 오르는 것 아니겠습니까? 금리라는 게 돈의 값이니까. 역대를 봐도 달러가 언제나 승리했으니까 더 이상 갈등하지 않을래, 달러를 살래. 이런 분위기가 조성되고 있는데요. 한국은행이 최근 발표한 올해 7월 거주자 예금 동향을 보면 7월 외화 예금이 6월보다 한 달 동안 66억 2천만 달러가 늘었는데. 이 중 외화 중에 미국 달러만 빼서 보면 한 달 새 57억 4천만 달러가 늘었다. 역대 최대 폭이다. 그러니까 쉽게 말해서 6조 원 정도의 원화를 달러로 바꿨다는 겁니다. 상당한 것 아닙니까?
여기에는 기업들이 바꾼 것 아니야? 그러면 다시 한 번 여기 6조 원 중에서 개인과 기업들을 나눠보면요. 개인이 한 달러화 예금 규모는 10억 9천만 달러입니다. 57억 중에. 그러니까 개인 돈도 한 1조 원 넘게 이 한 달 동안. 나는 달러가 승리할 것 같아 해서 원화를 달러로 바꿔갔다는 것이거든요. 그러니까 앞서 우리 한수진 앵커가 지쳤다고 표현했는데 지친 것 같아요. 미국 연준이 인상한다, 안 한다. 그냥 올려라. 미국 달러 가치 오르겠지. 언젠가는 오르겠지. 이참에 달러 사두자. 이런 분위기가 장내에 좀 조성되지 않고 있나. 이렇게 보입니다.
▷ 한수진/사회자:
예. 그런데 과거의 사이클 보면 언젠가는 반드시 달러가 힘을 내고 달러 강세 나왔던 것은 맞는 것 같은데요. 그런데 소수설이기는 하지만 원달러 환율이 1,000원도 깨질 수 있다. 이런 의견도 있잖아요.
▶ 정철진 경제칼럼니스트:
그렇습니다. 이게 문제죠. 말씀하셨지만 과거 경험상 달러는 항상 승리할 때가 있었거든요. 그러니까 지금 달러를 사두는 분, 매집하는 분들도 한 번은 효과가 있을 거야. 그 때를 대비해서 장기 투자하는 용도로 사들인다고 하는데. 지금 소수설 중에서는 연내에는 당연히 금리 못 올릴 뿐만 아니라 내년 상반기에도 못 올리고, 금리 인상이라는 게 그렇게 쉽지 않을 것이란 주장도 분명히 있거든요. 이렇게 된다면 지금 1,100원대라는 게 오히려 더 무너져서 1,000원대도 깨져서 900원대도 볼 수 있다는 주장이 분명히 있습니다. 그래서 지금 같은 경우에는 1,100원대에서 너무 빨리 달러를 매집하는 게 아니냐. 이런 우려 섞인 이야기도 나오는데요.
특히 원달러 환율 같은 경우에 추이를 쭉 보면 중요한 기준선이 있습니다. 일단 1,090원이 하나가 있고. 그 밑에 1,060원이 있고 1,030원이 있는데. 만에 하나 달러당 1,030원이 깨지게 되면 1,000원이 붕괴가 되거든요. 그렇다면 지금 1,100원에서 바꾼 게 너무 빨리 바꾼 게 아닙니까. 그래서 그동안 많이 기다리셨고 애태우셨는데. 막상 목돈을 무조건 바꾸기 보다는 한 9월까지 한번 원달러 추이를 보시는 게 어떨까. 그래서 만약에 1,060원대라던가 1,030원을 확고히 지키고 다시 위로 올라서 1,100원, 1,110원 간다면 달러를 그 때 바꾸셔도 되지 않느냐. 저는 이렇게 보고. 왜냐하면 이게 자칫 달러의 추세적인 약세가 나올 구간도 되거든요. 미국이 금리 인상을 아예 못해버리면. 그러니까 너무 급하게 지금 달러 사두자. 이런 필요는 없지 않나 보입니다.
▷ 한수진/사회자:
일단 9월까지는 좀 지켜보라는 말씀이시네요.
▶ 정철진 경제칼럼니스트:
그렇습니다.
▷ 한수진/사회자:
지금 환율 얘기를 하고 있는데요. 최근 어쨌든 간에 달러 약세 흐름이 나타나서인지. 국제 유가도 좀 슬금슬금 움직이는 것 같은데요.
▶ 정철진 경제칼럼니스트:
네. 그렇습니다. 아주 정상적으로 보면 실물의 왕은 원유다. 종이돈의 왕은 달러다. 그래서 그 두 개가 반대 방향으로 움직이지 않습니까. 그래서 달러 약세들이 좀 나오게 되니까 국제 유가들이 슬금슬금 움직이면서. 오늘 새벽에 또 국제 유가가 급등을 했습니다. 3% 넘게 해서 지금 WTI 같은 경우에는 배럴당 48달러가 넘어섰는데. 지금 국제 유가는 달러 약세 재료 외에 또 하나 재료가 있습니다.
왜냐하면 그동안 OPEC의 좌장격, 산유국의 좌장격인 사우디아라비아가 셰일 가스를 죽이기 위해서 계속 증산하지 않았습니까? 유가가 떨어져도 원래 이러면 감산해야 하는데 증산하고 증산했는데. 지금 나오는 재료는 다음달 9월 말 쯤에 알제리에서 국제 에너지 포럼이 있는데. 여기에 OPEC 주요 회원국들이 다 모이고, 드디어 사우디아라비아가 생산량 동결을 선언할 것이다. 생산량 동결이라는 것은 감량은 아니더라도 증산, 더 많이 만들지는 않겠다는 것 아닙니까? 이렇게 되면 공급이 줄어서 국제 유가는 굉장한 호재가 되거든요.
이 기세감에 반등을 했다. 이렇게 보이는데요. 그런데 사우디아라비아의 행태도 미국 연준이랑 거의 똑같습니다. 연준도 금리 인상 할 거야, 말거야. 이런 식으로 조이지 않습니까? 사우디아라비아도 생산량 감산할 거야, 동결할 거야 하다가도 증산해버리거든요. 그래서 이 흐름도 지켜봐야 되겠지만. 저는 지금 패턴이라면 정유주, 화학주 투자에 약간 메리트가 있다. 이렇게 봅니다.
▷ 한수진/사회자:
그래요. 끝으로 지금 원화 강세는 우리 수출 기업에게는 가격 경쟁력 차원에서 악재가 될 수도 있는데 말이죠. 일본의 경우에는 지금 우리가 느끼는 이상으로 엔 강세가 심해져서 아주 큰 걱정이라면서요.
▶ 정철진 경제칼럼니스트:
그렇습니다. 아베 신조가 아베노믹스 하면서 4년 반 동안 했던 게 엔화 약세 아니었습니까. 그게 지금 4개월 정도에 완전히 깨져서요. 오늘 새벽에는 또 엔화가 초강세가 나와서 달러당 100엔이 깨졌습니다. 지금 99엔대까지 했다가 다시 돌아왔거든요. 이렇게 되니까 일본중앙은행에서 다음 달 대담한 정책을 내놓겠다. 이렇게 얘기합니다. 엔화 더 찍겠다. 이런 식으로 대처하겠다는 것인데.
엔화도 만만치가 않은 게요. 만약 다음 달 엔화를 더 찍었는데 미국이 금리 인상을 안 해버린다. 연내 금리 인상 못할 것이라는 분위기가 나오면 또 엔화 강세 계속 나오는 것이거든요. 그러면 일본 같은 경우에 완전히 자충수에 빠진다. 이렇게 볼 수가 있고. 지금 문제는 이 달러 약세, 원화 강세 흐름이 나오면서 본의 아니게 우리 한국은행도 압박을 주고 있다. 왜냐하면 어쨌든 엔화 강세는 수출로 먹고 사는 우리나라 입장에서는 그렇게 좋은 재료는 아닌 것 아닙니까. 그래서 항상 그동안 원화 강세가 나오면 당국에서 컨트롤을 했는데. 지금 미국은 환율 조작국 이슈를 내세우면서 이렇게 외환 당국이 개입하는 것을 아주 막고 있거든요. 그러면 좀 우회적으로 원화 약세를 만들 수 있는 방법은 실은 금리 인하밖에는 없습니다.
그래서 만에 하나 미국이 9월 FOMC에서 금리 인상을 못하고 강한 금리 인상 기조가 아니라는 선언이 나오면 10월에 한국은행은 고민을 좀 할 것 같습니다. 왜냐하면 내수도 안 좋으니까 금리 인하 좀 하고 싶기는 한데. 여기에 원화 강세가 나오니까 그러면 이 원화 강세 때문에 우리가 금리 인하를 하는 거야라고 해서 10월 금리 인하 가능성이 환율 때문에도 나올 수 있을 것 같거든요. 그런데 이러면 또 가계부채 문제도 있고. 하여튼 원달러 환율이 9월까지는 이것만 봐도 세계 경제 흐름을 읽을 수 있을 겁니다.
▷ 한수진/사회자:
예. 오늘은 여기까지 말씀 듣겠습니다. 잘 들었습니다.
▶ 정철진 경제칼럼니스트:
네. 감사합니다.
▷ 한수진/사회자:
정철진 경제 평론가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