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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극적 동메달' 김태훈 "인생에서 가장 힘들었던 6시간"

입력 : 2016.08.19 00:44|수정 : 2016.08.19 00:44


"경기장에서 멍하게 6시간을 기다렸습니다. 인생을 살면서 가장 힘든 하루였습니다." 2016 리우데자네이루 올림픽 태권도 남자 58㎏급에서 극적인 동메달을 따낸 김태훈(22·동아대)은 동메달 결정전을 떠올리며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었다.

허무한 첫판 패배.

그리고 이어진 기다림.

김태훈은 경기장 관중석에 앉아 16강전에서 자신을 이긴 타윈 한프랍(태국)이 결승에 오르기만 두 손 모아 빌었다.

그렇게 6시간을 관중석에서 대기한 김태훈은 한프랍이 결승에 오르자 패자부활전 출전 자격을 얻어 끝내 '동메달의 영광'을 맛봤다.

김태훈은 18일(한국시간) 브라질 리우데자네이루 코리아하우스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동메달을 목에 걸기까지 마음 졸였던 순간을 설명했다.

그는 "어제 긴장도 많이 하고 부담도 컸다. 첫판에 지고 힘들었는데 좋은 기회가 와서 살려냈다. 동료들이 위로해줘서 마음을 다잡고 동메달을 딸 수 있었다"고 소감을 전했다.

김태훈은 첫판 탈락에서 동메달 결정전이 치러지기까지 6시간을 "인생에서 가장 힘들었던 순간"이라고 털어놨다.

그는 "한프랍이 결승까지 올라갈 확률이 높지 않아 사실 실망하고 있었다. 기다리는 시간이 길어지면서 마음도 서서히 지쳐갔다"고 말했다.

이어 "동메달 결정전 진출이 확정되고도 '잘할 수 있을까'라는 두려운 마음도 들었다. 하지만 4년에 한 번 찾아오는 올림픽인데 한판에 지고 끝나는 것은 아쉽다고 생각해서 마무리를 잘할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김태훈은 관중석에서 대기하는 동안 친한 선배인 김훈(삼성에스원)이 보내준 문자 메시지에 큰 힘을 얻었다고 했다.

그는 "(김)훈 형이 '너는 할 수 있어. 넌 강한 애야. 무너지지 마라'라는 메시지를 받았다"며 "훈련 파트너도 '형이 최고야'라는 메시지를 보내줘 다시 한 번 도전 의지를 다졌다"고 강조했다.

2016 리우데자네이루 올림픽을 통해 동메달리스트로 변신한 김태훈의 소원은 무엇일까.

생각보다 소박했다.

휴식이었다.

김태훈은 "자고 싶을 때 자고 일어나고 싶을 때 일어나는 게 소원"이라며 "친구들과 어울리며 평범한 대학생처럼 2주 정도만 지내고 싶다"고 웃음을 지었다.

그는 "리우 올림픽을 통해 정말 많이 배웠다"며 "기회가 주어지면 4년 후 도쿄올림픽에서 더 좋은 결과를 낼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다짐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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