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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년도 길어' 여자복식 동메달 정경은-신승찬 '찰떡궁합'

입력 : 2016.08.18 22:24|수정 : 2016.08.18 22:24

작년 9월 결성해 배드민턴 대표팀 유일 동메달


정경은(26·KGC인삼공사)-신승찬(22·삼성전기)이 리우데자네이루 올림픽 동메달을 수확하기까지 걸린 시간은 1년이 채 안 된다.

정경은과 신승찬은 지난해 9월 처음 조를 결성했다.

여자복식이 국제대회에서 이렇다 할 성적을 내지 못하자 대표팀이 리우올림픽을 1년 앞두고 특단의 조치를 한 것이다.

이전까지 정경은은 1살 언니인 장예나(27·김천시청)와, 신승찬은 동갑인 이소희(22·인천공항공사)와 복식조로 뛰고 있었다.

네트플레이에 능한 신승찬과 세계적인 후위 공격을 자랑하는 정경은은 궁합이 좋았다.

4살의 나이 차는 전혀 문제가 되지 않았다.

이들은 조를 결성하고 두 번째로 출전한 코리아오픈 슈퍼시리즈에서 3위에 오르며 돌풍을 일으켰다.

이들의 시너지는 날이 갈수록 커져 세계랭킹이 5위로 뛰어올랐다.

대표팀은 리우올림픽을 앞두고 여자복식이 다크호스가 될 것이라고 예고했다.

리우올림픽에서도 상승세가 이어졌다.

톱 10에 드는 3개 조가 몰려 있는 '죽음의 조'에서 조 1위로 8강에 올랐고, 준결승까지 진출했다.

준결승에서는 세계랭킹 1위인 마쓰모토 미사키-다카하시 아야카(일본)에게 패했지만, 동메달 결정전에서 세계랭킹 2위 탕위안팅-위양(중국)에 2-0로 압승하며 동메달을 획득했다.

동메달을 확정하고 밝은 분위기에서 인터뷰하던 정경은은 신승찬에게 하고 싶은 말이 있는지 묻자 눈물을 보였다.

그는 "이제 1년이 됐는데, 신승찬이 그동안 군말 없이 잘 따라와 줘서 고맙다. 4살 차인데 언니한테 스스럼없이 하는 것도 고맙다. 그동안 수고했다고 말도 못 해줬는데 그게 미안했다"고 말했다.

옆에 있던 신승찬은 더 많이 울었다.

신승찬은 "너무 고맙다. 솔직히 제 실력으로는 여기까지 올 정도가 아니다. 언니가 세계적으로 너무 잘하는 선수인데, '내가 언니와 해도 될까'라는 마음이 컸다. 그런데도 언니가 계속 저를 끌어올려 줬다"라며 고마워했다.

또 "언니는 저한테 괜찮다고 해주고, 혼낼 땐 혼내주고, 잘할 땐 잘한다고 해주면서 많이 챙겨줬다. 저는 따라가기만 하면 되는데, 언니는 자기도 챙기고 저도 챙겨야 했다. 이렇게 값진 동메달을 안겨줘서 너무 감사하고 고맙다"라고 말했다.

정경은은 "호흡을 맞춘 지 1년인데, 운도 따라줬다. 올림픽이 얼마 안 남아서 서로 집중해서 하다 보니 좋은 결과가 나왔다. 승찬이가 네트플레이를 잘하고, 저는 후위를 맡는데 그런 게 잘 맞아 떨어졌다"라고 자랑스러워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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