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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림픽 넘어진 선수 일으킨 그녀, 십자인대 파열된 채 4바퀴 달렸다

홍지영 기자

입력 : 2016.08.18 11:02|수정 : 2016.08.18 11:08


넘어진 경쟁자를 일으켜 경기를 마칠 수 있도록 다독이고, 자신도 뒤늦게 결승선을 통과한 미국의 육상선수가 '무릎 십자인대 파열', '내측 인대 염좌' 등 크게 다친 채 남은 경기를 완주한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18일 AP통신은 2016 리우올림픽에 육상 여자 5,000m에 출전한 애비 다고스티노가 이 같은 부상을 이유로 이번 올림픽은 물론 이번 시즌을 통째로 접어야 한다고 전했습니다.

그러나 당사자는 당시 행동을 전혀 후회하지 않습니다.

다고스티노는 "내가 이런 일에 함께할 수 있게 돼 너무 감사하다"며 "우리를 통해 많은 사람에게 올림픽 정신의 메시지가 전달됐다"고 소감을 밝혔습니다.

다고스티노는 당시 5,000m의 경기 3분의 1 정도를 남겨두고 니키 햄블린(뉴질랜드)에게 걸려 넘어졌습니다.

다고스티노는 곧 일어났지만, 자신을 넘어뜨린 햄블린이 트랙 위에서 일어나지 않자, 그를 격려해 일으켰습니다.

그러나 정작 다고스티노 본인의 무릎이 성하지 않았습니다.

다고스티노는 당시 상황을 떠올리려 여러 번 리플레이를 봤지만 아직도 정확히 어떻게 넘어지게 된 건지는 모르겠다면서 "무릎이 정말 달리기 힘들 정도로 이상했다"며 "그런 경험은 처음이었다"고 말했습니다.

4바퀴 반(약 1,800m)을 그런 상태로 달려 마침내 피니시라인을 통과한 다고스티노는 햄블린과 뜨거운 포옹을 나눴지만 결국 휠체어에 앉은 채 경기장을 빠져나가야 했습니다.

경기감독관들은 두 선수가 결승에 진출하도록 배려했지만, 다고스티노는 부상 때문에 출전할 수 없습니다.

대신 평생의 친구를 얻었습니다.

그는 "우리는 지구 반대편에 살고 자주 마주칠 일도 없겠지만, 계속 연락하면서 서로 이야기를 나누기로 했다"며 "원래는 전혀 모르던 사이였지만 이렇게 알게 됐으니 절대 잊지 않는 사이가 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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