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최대 조선국인 한국이 대대적인 감원 및 감산에 들어간 가운데 중국도 생산설비 가동을 40% 이상을 중지한 것으로 확인됐다.
이에 따라 극심한 불황 속에서 한국과 중국 조선업체 중에서 누가 더 오래 버티며 생존하느냐에 향후 세계 조선업계 패권이 갈릴 것으로 보인다.
18일 산업연구원 베이징(北京) 지원에 따르면 중국의 13.5규획(13차 5개년 경제개발 계획.
2016~2020년) 기간 전 세계 신규 선박 수요는 8천만~9천만 재화중량톤수(DWT)으로 추정되고 있다.
중국이 조선업 생산능력을 이미 8천만 DWT에서 6천500만 DWT로 낮췄다고 하지만 여전히 중국의 조선 생산능력만으로도 전 세계 대부분의 신조 수요를 충당할 수 있는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현재 중국에서는 조선 시황 불황으로 중소형 조선업체들이 대거 문을 닫으면서 40% 이상의 조선 생산설비가 유휴 상태에 있어 조선 생산능력과 과잉 문제 해결이 급선무로 대두하고 있다.
대부분의 중국 중소형 조선업체가 지방 정부와 밀접한 연관을 맺고 있어 조선업의 몰락은 지방 경제에 큰 타격을 줄 수 있기 때문이다.
한국의 경우 전 세계 조선 1~3위 업체인 현대중공업, 대우조선해양, 삼성중공업 등 대형 조선사들이 지난해부터 최대 30%의 인력 감축과 비핵심 자산 매각 등으로 이미 몸집을 상당히 줄인 상태다.
중국 조선업체들이 올해 전 세계 선박 수주를 쓸어담고 있지만 속내를 들여다보면 그리 녹록지 않다.
올해 4월 말까지 전 세계 선박 주문이 전년 대비 30% 수준으로 급락한 상황에서 중국 조선업체들은 전체 수주의 49.3%를 차지해 한국과 일본을 제치고 압도적인 1위를 기록하고 있다.
조선해운 시황 전문기관 클락슨에 따르면 지난 4월 말까지 전 세계 114척의 선박 주문 중 59척이 중국 조선업체에 돌아갔다.
그러나 이들 주문 중 대부분은 중국광운, 초상륜선, 공은주임 등 중국 업체들이 우회 발주한 것들이다.
한마디로 절체절명의 위기에 빠진 중국 조선업을 구하기 위해 중국 업체들이 백기사로 나선 셈이다.
조선업계 관계자는 "극심한 불황으로 한국 조선업체들이 큰 타격을 받았지만 중국은 더 심하다"면서 "중국 업체들이 의도적으로 자국 조선소에 대거 발주해주면서 간신히 연명하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무시할 수 없는 부분은 중국 조선업이 첨단 조선 기술로 무장을 시도하고 있다는 점이다.
신궈빈 중국 공업정보화부 부부장은 최근 조선업계에 '중국제조 2050(30년 내 세계 공업 강국 실현 계획)'을 추진할 것을 강조하고 나섰다.
그는 조선업계가 차세대 정보 기술과 첨단 선박 제조기술의 융합을 통해 선박 품질과 생산성을 향상하고 비용과 자원 에너지 소모도 감소시켜야 한다고 주장했다.
실제 중국은 '극지 쇄빙선'을 최초로 자국 기술로 만드는 작업에 돌입하는 등 한국과 기술 격차를 급격히 줄이고 있다.
중국 상하이에 있는 장난(江南) 조선공사는 자체 기술로 올해 말부터 최첨단 극지 쇄빙선 건조에 들어갈 예정이다.
이는 중국에서 자체 제작된 첫 극지 쇄빙선으로 기록될 전망이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