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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림픽 충돌이 앗아간 '사이클 기대주' 박상훈의 꿈

홍지영 기자

입력 : 2016.08.16 12:53|수정 : 2016.08.16 14:38


16일(한국시간) 브라질 리우데자네이루 리우올림픽경륜장에 '우당탕탕' 소리가 크게 울려 퍼졌습니다.

한국의 국가대표 사이클 선수 박상훈(23·서울시청)이 자전거와 함께 넘어지면서 트랙 아래로 떨어졌고, 박상훈은 정신을 차리지 못한 채 들것에 실려 병원으로 이송됐습니다.

100바퀴가 넘게 남았지만, 박상훈은 원 없이 달려보지도 못하고 꿈에서 멀어졌습니다.

박상훈의 꿈은 한국 사이클 최초로 올림픽 메달을 따는 선수가 되는 것. 이는 한국 사이클계 전체의 소원이기도 합니다.

박상훈은 최근 약 1년간 기량이 눈부시게 발전해 대한자전거연맹을 비롯한 사이클계가 올림픽 메달 획득을 기대했습니다.

그는 올해 1월 경기 중 부상을 당하기 전까지 월드컵 옴니엄 부문 랭킹이 4위까지 올라갔습니다.

다행히 부상에서 완쾌해 지난 3월 세계선수권대회에서 전 세계 18개국에만 돌아가는 리우올림픽 옴니엄 출전권을 따냈습니다.

그는 리우에 도착해서도 "준비 잘 해왔다. 준비한 대로만 실수 없이 하면 입상도 가능할 것"이라고 자신감을 보였습니다.

드디어 리우올림픽 사이클 옴니엄 경기 날. 박상훈은 5개 종목이 끝났을 때 18명 중 14위로 하위권이었지만, 마지막 종목이 포인트 레이스였기에 승부를 걸어볼 만했습니다.

포인트 레이스는 트랙 160바퀴를 돌면서 10바퀴마다 전력질주를 해 순위에 따라 점수를 부여받는 경기로, 막판 뒤집기 가능성이 큰 종목입니다.

박상훈은 두 차례 점수를 따며 역전에 시동을 걸었지만, 앞서 달리던 영국의 유명 사이클 선수 마크 캐번디시의 자전거와 박상훈의 자전거가 부딪치면서 박상훈이 트랙 아래로 떨어졌습니다.

순간, 한국 사이클의 전설이자, 지금은 박상훈을 전담 지도하는 조호성(42) 국가대표 감독이 뛰어나갔습니다.

조호성 감독은 "저도 선수 때 올림픽 시상대에 못 올라갔는데, 제가 못 이룬 꿈을 박상훈 선수를 통해 이루고 싶다"며 성심성의껏 박상훈을 지도해왔습니다.

조 감독은 2000년 시드니 올림픽 포인트레이스에서 한국 사이클 사상 올림픽 최고 기록인 4위에 올랐습니다.

그러나 올림픽 메달을 따서 사이클계에 활력을 주고 싶다는 박상훈과 조호성 감독의 소원은 이날 의도치 않은 충돌 한 번에 허무하게 날아갔습니다. 

(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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