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BS 뉴스

뉴스 > 스포츠

육상 '마사이 전사' 루디샤, 남자 800m 2연패

권종오 기자

입력 : 2016.08.16 11:13|수정 : 2016.08.16 11:13


'마사이 전사' 데이비드 레쿠타 루디샤(28·케냐)가 '육상의 격투기'로 불리는 남자 800m에서 올림픽 2연패를 달성했습니다.

루디샤는 16일(한국시간) 브라질 리우데자네이루 마라카낭 올림픽 주경기장에서 열린 남자 육상 800m 결승에서 1분42초15로 우승했습니다.

2위 그룹에서 틈을 노리던 루디샤는 결승선을 200m 남기고 전력질주를 시작했고, 압도적인 스피드로 모든 경쟁자를 제쳤습니다.

루디샤는 2011년 대구 세계육상선수권 800m에서 신발이 거의 벗겨지는 상황에서도 우승해 국내 팬들에게도 깊은 인상을 남겼습니다.

2012년 런던올림픽에서는 1분40초91의 세계기록을 세우고 우승하며 '루디샤 시대'를 열었습니다.

그러나 이후 무릎 부상에 시달렸고 2013년 모스크바 세계육상선수권 대회에는 불참했습니다.

케냐 언론마저 "어린 나이에 세계 정상에 올라 자기 관리를 할 줄 모른다"고 비판하며 "재기가 어려울 수도 있다"고 부정적으로 전망했습니다.

2014년 트랙에 복귀한 루디샤는 "2015 베이징 세계선수권대회와 2016 리우올림픽에서 금메달을 되찾겠다"고 의욕을 드러냈습니다.

그리고 부상 복귀 후 첫 번째 목표였던 베이징 세계육상선수권 800m 정상 탈환에 성공했고, 리우올림픽에서도 금메달을 목에 걸었습니다.

루디샤는 '용맹한 전사'로 이미지를 각인한 케냐 마사이족입니다.

육상 800m는 직선주로가 시작되는 120m 지점에서 오픈코스로 전환할 때 몸싸움이 벌어지는 치열한 종목입니다.

1968년 멕시코시티 1,600m 계주에서 은메달을 딴 아버지 대니얼 루디샤의 영향으로 육상에 입문한 그는 곧 마사이족의 자랑이 됐습니다.

2012년 런던에서 금메달을 땄을 때, 케냐에서 열린 환영식에서 루디샤는 마사이 전사 전통 의상을 선물 받았습니다.

마사이 부족은 소를 잡아 잔치를 열었습니다.

루디샤는 리우에서 올림픽 2연패를 달성하며 마사이족의 자존심을 세웠습니다.  
SBS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