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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 탓' 올림픽 도핑 검사·분석실에 군인까지 동원

입력 : 2016.08.16 10:58|수정 : 2016.08.16 10:58


브라질 리우데자네이루 하계 올림픽의 도핑 검사실, 시료 분석실이 종전 대회와 다른 삼엄한 경계태세로 주목을 받고 있다.

러시아 소치에서 2014년 열린 동계 올림픽 때 도핑검사 시료가 무더기로 조작된 사태가 재발하는 것을 막기 위한 조치다.

국제올림픽위원회(IOC) 의무 책임자인 리처드 버짓 박사는 "보안을 강화해 리우 올림픽의 소변, 혈액 시료는 안전할 것"이라고 15일(현지시간) 말했다.

버짓 박사는 "(시료에 손을 대는 행위를) 극단적으로 심각하게 여기고 있다"며 "시료의 공정성을 지키기 위해 총력을 쏟고 있다"고 강조했다.

도핑 테스트 분위기가 이처럼 살벌해진 까닭은 러시아가 국가 차원에서 도핑을 기획했다는 보고서가 나왔기 때문이다.

세계반도핑기구(WADA)는 러시아의 집단도핑 의혹을 조사한 보고서에서 소치 올림픽 때 러시아 선수들의 시료가 한밤중에 벽에 뚫린 구멍으로 바꿔치기 됐다고 밝혔다.

이 같은 작업에는 러시아 정보 관리들이 관여했다는 조사 결과도 나와 국가 차원의 금지약물 복용이 이뤄졌다는 의혹이 힘을 얻었다.

실제로 WADA는 보고서에서 러시아 선수들의 시료가 깨끗한 다른 시료로 바뀐 것은 러시아 체육부가 주도한 체계적 도핑 프로그램의 일부라고 결론을 내렸다.

버짓 박사는 "깨끗한 선수들의 권익을 위해 싸우는 우리는 그 보고서를 보고 모두 충격에 빠졌다"며 "그런 사태가 다시는 일어나지 않도록 젖먹던 힘까지 다하고 있다"고 말했다.

리우 올림픽에서는 검사실에서 채취된 시료가 바로 지정된 연구소로 이송되고 지체 없이 분석에 들어간다.

버짓 박사는 이런 신속한 검사를 통해 시료가 조작될 가능성을 아예 없애는 수준까지 낮췄다고 강조했다.

검사실과 시료 분석실에는 브라질 예비군이 투입된 데다가 사설 경비요원들까지 추가로 동원됐으며 광범위한 감시 카메라도 대거 설치됐다.

경비요원들은 24시간 보초를 서고 도핑 검사관들도 서로 감시하기 위해 반드시 2인1조로 분석실을 드나들고 있다.

버짓 박사는 "시료를 보관해둔 냉장고를 촬영한 한 달 분량의 감시 카메라 동영상을 개인적으로도 얻어서 볼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 리우 올림픽 때는 도핑 테스트에 쓰이는 기구까지 모두 신형으로 바뀌었다.

러시아가 시료 용기의 뚜껑을 열어 내용물을 바꿨다는 사실이 WADA 보고서에서 지적됐기 때문에 나온 조치다.

이번 올림픽에서 채취된 금지약물 검사 시료도 다른 올림픽 때와 마찬가지로 앞으로 10년간 보존된다.

현재 기술로 적발할 수 없는 첨단 도핑을 나중에라도 잡아내기 위해 IOC가 운용하고 있는 제도의 하나다.

버짓은 "결국에는 잡힐 것이니 조심하라는 게 속임수를 쓰는 선수들을 향한 메시지"라고 강조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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