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은 "내년 최저임금 못받는 근로자 300만 명 돌파"

최저임금 인상률을 놓고 논란이 일고 있는 가운데 내년엔 최저임금도 받지 못하는 근로자 수가 300만 명을 넘어설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습니다.

이는 최저임금을 지급하지 않는 업체에 대한 적발과 처벌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기 때문이며, 이로 인해 최저임금이 올라도 전반적인 임금상승으로 이어질 가능성은 크지 않은 것으로 예상됐습니다.

한국은행은 금융통화위원회에 보고한 분석보고서에서 국내 최저임금은 2008년부터 2013년까지 연평균 5.7% 상승했지만 2014∼2017년엔 7.4%로 상승률이 높아졌습니다.

올해 최저임금의 인상률은 8.1%였고 내년 최저임금은 시간당 6천 470원으로 7.3% 올랐습니다.

시간당 평균임금 대비 최저임금 비율은 2010년 40.2%에서 2016년 46.5%로 상승했습니다.

하지만 한은은 최저임금도 받지 못하는 근로자 수가 올해 280만 명으로 늘고 내년엔 11.8% 증가한 313만 명에 달하며 300만 명을 넘어설 것으로 추산했습니다.

근로자 약 6명 중 1명은 법으로 정한 최저임금에도 못 미치는 수준의 임금을 받게 된다는 것입니다.

이에 따라 전체 근로자 중에서 최저임금을 받지 못하는 근로자의 비중은 2010년 12.4%에서 올해 14.6%로 높아지고 내년엔 16.3%로 확대될 전망입니다.

이는 최저임금법에 광범위한 예외 조항이 있는 데다 근로감독에서도 경영주의 경영 애로 등을 고려해 감독과 처벌이 '솜방망이'식으로 이뤄지고 있기 때문입니다.

최저임금에 미달하는 임금을 받는 근로자 수는 2010년 206만 명에서 2012년 186만 명으로 줄었다가 이듬해 212만 명으로 늘어 200만 명을 돌파한 것으로 추산됐습니다.

이어 2015년엔 250만 명에 달했고 올해는 280만 명을 기록하는 등 해마다 증가 폭이 커지고 있습니다.

한은은 내년 임금상승률 전망치 3.5%를 이용해 내년 임금근로자의 시간당 임금과 근로자 수 분포를 추정해 최저임금 미만 근로자 수를 계산했습니다.

올해 기준으로 업종별로는 농림어업에서 최저임금 미달 근로자가 가장 많았고 이어 음식숙박업, 예술여가, 사업지원, 부동산임대, 도·소매, 제조업 등의 순이었습니다.

기업규모별로는 종사자 수 10명 미만인 영세업체가 가장 많았습니다.

최저임금은 국가가 임금의 최저수준을 정해 사용자에게 그 이상을 지급하게 하는 제도입니다.

위반하면 3년 이하 징역이나 2천만 원 이하 벌금형에 처합니다.

하지만 법규 위반을 적발한 건수는 매년 줄고 있어 최저임금을 지킬 유인이 줄고 있다는 분석입니다.

2013년 최저임금 위반 적발 건수는 6천 81건이었으나 2014년엔 천 645건으로 급감했고 작년엔 천 502건으로 줄었습니다.

한은은 근로감독 강화를 통해 최저임금 준수율을 높여나가고 중장기적으로는 업종별 최저임금 차등화 등 최저임금제도의 실효성을 높이는 방안을 모색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