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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 복서들 혼쭐날 것" 타이슨 예상 적중

윤영현 기자

입력 : 2016.08.16 05:47|수정 : 2016.08.16 06:24


리우데자네이루 올림픽에서 프로 복서들이 아마추어 선수들에게 혼쭐이 날 것이라는 '핵주먹' 마이크 타이슨(50·미국)의 예측은 현실이 됐습니다.

리우 올림픽은 프로 복서들에게 문을 개방한 첫 올림픽입니다.

애초 기대와는 달리 8체급 석권에 빛나는 매니 파키아오(38·필리핀), 블라디미르 클리츠코(40·우크라이나) 등과 같은 세계적인 명성을 자랑하는 선수들의 출전은 불발됐지만 그래도 프로 복서 3명이 올림픽 무대를 밟았습니다.

전 세계복싱협회(WBA)·세계복싱기구(WBO) 잠정 미들급 챔피언을 지낸 하산 은담 은지캄(32·카메룬), 카르미네 토마소네(32·이탈리아), 암낫 루엔로엥(37·태국)이 그 주인공입니다.

이들 중 우리 시간으로 16일까지 복싱 종목이 열리는 브라질 리우의 리우센트루 경기장에서 살아남은 선수는 한 명도 없습니다.

프로 전적이 33승(19KO) 2패에 달하는 은지캄은 1회전인 32강전에서 자신보다 7살이나 어린 브라질의 아마추어 복서 미셰우 보르헤스(25)에게 0-3(27-30 28-29 27-30) 심판 전원 일치 판정패를 당했습니다.

토마소네, 루엔로엥 역시 아마추어 선수들에게 2회전(16강)에서 무릎을 꿇었습니다.

루엔로엔은 급기야 3라운드에서 TKO 패배를 당했습니다.

이 같은 현상은 프로복싱 헤비급 세계 챔피언을 지낸 타이슨이 지난 5월 국제복싱협회(AIBA)가 리우 올림픽에서 프로 복서들의 참가를 허용하려는 움직임을 보일 때 예언한 내용입니다.

타이슨은 많은 복싱 관계자들과 의료진들이 프로 복서들의 올림픽 출전이 아마추어 복서들의 안전을 위협할 것이라는 명분으로 반대의 목소리를 높였던 것과는 달리 다른 이유에서 거부감을 드러냈습니다.

타이슨은 "아마추어 선수들은 너무 빨라서 프로 선수들이 적응하기 어려울 것"이라며 "몇몇 프로 선수들은 아마추어 선수들에게 혼쭐이 날 것이다. 나는 그렇게 되리라는 것을 바로 알 수 있다. 나는 정말로 그렇게 믿는다"고 말했습니다.

노련하고 기술이 뛰어난 프로 복서들에게 덜 성숙한 아마추어 선수들을 상대로 한 올림픽 무대는 '식은 죽 먹기'가 될 것이라는 일반적인 예상과는 대척점에 선 발언이었습니다.

그런데 현실은 타이슨의 말 그대로 됐습니다.

16강에서 탈락한 토마소네는 "3라운드 경기에서 그들(아마추어 선수들)은 프로였다. 나는 3라운드 매치 방식에 적응하려고 애썼지만 쉽지 않았다"고 말했습니다.

아마추어 선수들은 프로라고 해서 위축되지 않았습니다.

이들 중 상당수는 프로 복서들과 많은 스파링을 소화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AIBA가 창립한 세미 프로 리그인 APB에서 경험을 쌓은 선수들은 프로 복서들에게 패기 있게 맞붙었습니다.

타이슨의 지적대로 12라운드 경기 방식에 익숙한 프로 복서들은 3라운드 내내 모든 것을 쏟아붓는 아마추어 복서들을 당해내지 못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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