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샷법' 300개 업종 중 30% 신청 가능…"1호 기업 9월말 탄생"

기업의 사업재편을 지원하는 '기업활력제고특별법'이 13일부터 시행됨에 따라 어느 업종의 기업이 수혜자가 될지에 관심이 쏠리고 있습니다.

기업활력법은 부실한 기업이 아니라 정상 기업의 자율적 사업재편을 돕는 법입니다.

상법·세법·공정거래법 등 관련 절차와 규제를 간소화해주고 세제·자금·연구개발(R&D)·고용안정 등을 한 번에 지원하는 게 골자라 '원샷법'이라고 불립니다.

다만 원샷법 특례는 과잉공급 분야의 기업이 생산성 향상과 재무 구조 개선을 목표로 사업재편을 추진할 때만 얻을 수 있습니다.

해당 업종의 공급과잉 여부가 중요한 셈입니다.

산업부가 지난 6월 발표한 사업재편실시지침에 따르면 매출액 영업이익률, 보조지표 5개 중 2개 충족, 수요 회복 가능성 등 세 기준을 만족하면 과잉공급 상태로 인정됩니다.

실시지침은 해당 업종의 최근 3년간 매출액 영업이익률 평균이 과거 10년보다 15% 이상 감소해야 한다고 규정했습니다.

보조지표는 가동률, 재고율, 서비스생산지수, 가격·비용변화율, 업종별 지표 등 5개입니다.

지난 6월 KB투자증권이 발표한 과잉공급 예상업종은 전체 82개 업종 가운데 24개 업종입니다.

KB투자증권은 "전체 업종 가운데 30~35%가 과잉공급으로 분류될 전망"이라고 밝혔습니다.

업종별로는 조선, 철강, 해운, 건설업 등이 과잉공급 업종에 포함되는 것으로 분석됐습니다.

KOSPI 200종목 중에서 매출액영업이익률 기준에 따른 과잉공급 예상 기업은 93개로 추정됩니다.

다만 어떤 보조지표를 적용하느냐에 따라 결과가 조금씩 달라지기 때문에 정확한 대상 기업을 파악하기는 어렵습니다.

KB투자증권은 "원샷법 초기에 사업재편을 신청한 기업이나 해당 기업의 지주회사 주가에 기대감이 반영될 수 있을 것"이라며 "중장기적으로는 사업재편 진행 상황에 따라 기업별로 차별화될 것으로 전망된다"고 밝혔습니다.

철강, 조선, 석유화학을 비롯해 액정표시장치(LCD), 가전, 조명·케이블, 건설기계, 공작기계, 자동차 엔진, 섬유, 건축 분야 등이 과잉공급 업종으로 분류됐습니다.

서비스업종 중에서는 증권, 보험, 유선위성방송, 공연, 골프, 스키, 해운, 항공, 설계 엔지니어링 등이 포함됐습니다.

300여 개 업종 가운데 30%가량이 공급과잉 업종에 해당했습니다.

원샷법이 벤치마킹한 일본 산업경쟁력법의 적용 상황을 살펴보면 1999년 이후 올해까지 사업재편 승인 건수 690건 가운데 316개(45.8%)가 제조업 분야였습니다.

제조업 중에서는 철강이 63건(19.9%)으로 가장 많았고 전자·전기(49건 15.5%), 기계(42건 13.3%), 석유화학(39건 12.3%), 식료품(39건 12.3%) 등이 뒤를 이었습니다.

또 자동차(22건 7.0%), 제지(12건 3.8%), 섬유(11건 3.5%) 분야에서도 사업재편이 활발하게 이뤄졌습니다.

원샷법 시행이 본격화하면서 구조조정을 추진하려는 각 기업도 큰 관심을 드러내고 있습니다 대한상의 기활법활용지원단의 한 관계자는 "처음 시행령만 발표됐을 때는 애매한 부분이 있었는데 실시지침과 금융 세제 지원안 등이 속속 공개되면서 기업의 문의도 최근 크게 늘고 있다"며 "문의를 하는 기업의 경우 대기업, 중소기업 등 규모도 다양하고 업종도 기계, 조선, 철강, 화학 등 골고루 분포한 상황"이라고 밝혔습니다.

국내외 컨설팅업계와 회계법인 등도 기업활력법 시행에 맞춰 움직임이 더욱 분주해지고 있습니다.

인수합병을 추진하려는 기업 상황에 따라 원샷법을 적용할 수 있는지부터 면밀하게 따져봐야 하기 때문입니다.

회계법인의 한 관계자는 "원샷법 관련 혜택이 구체적으로 확정된 상태라 업계의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며 "원샷법을 적용을 검토하겠다는 고객의 문의도 늘었다"고 설명했습니다.

다만 공식 원샷법 1호 적용 기업은 빨라야 9월 하순쯤 탄생할 것으로 보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