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등'에 대한 집착이 강한 북한에서도 '아름다운 2등'이라는 수식어를 붙인 선수가 있습니다. 바로 북한 여자 역도를 이끄는 림정심 선수입니다.
림정심은 지난해 세계역도선수권대회 여자 75㎏급 경기 도중 엉덩이 부상을 당해 의료진으로부터 '더는 경기에 뛸 수 없다'는 경고를 받고도, 용상 경기에 나서 2위에 올랐습니다.
북한이 올해 8월 초 발간한 대외 홍보용 잡지 '조선' 8월호는 '불굴의 정신력으로'라는 제목으로 당시 림정심의 활약을 소개하기도 했습니다.
조선 8월호는 "림정심이 부상을 당하고도 은메달을 따내 우승한 중국(캉웨) 선수보다 더 큰 관심을 받았다"고 적었습니다.
그런 림정심이 다시 올림픽 '정상'에 우뚝 섰습니다.
또한 북한 올림픽 역사상 처음으로 개인 통산 금메달 2개를 목에 건 여자 선수로 기록되었습니다.
림정심은 우리 시간으로 13일, 브라질 리우데자네이루 리우센트루 파빌리온 2에서 열린 여자 75㎏급에서 정상에 올랐습니다.
2012년 런던올림픽 69㎏에서 우승한 림정심은 4년 사이에 두 체급에서 금메달 2개를 목에 거는 쾌거를 이룬 것입니다.
이전까지 북한에서 올림픽 금메달 2개를 얻은 선수는 남자 레슬링 자유형 김일(1992년 바르셀로나, 1996년 애틀랜타)이 유일했습니다.
림정심은 어린 시절부터 역도 유망주로 주목받았다고 합니다.
코치가 림정심이 10살 때 재능을 발견했고, 이후 3살 아래인 자매 림은심과 평양 청춘거리 청소년체육학교에 입학해 집중 훈련을 했습니다.
북한은 "림정심은 큰 손과 유연한 육체, 강인한 성미를 지닌 선수"라며 "역도를 시작한 지 2년 만에 전국청소년체육학교경기대회에서 우승했다"고 소개했습니다.
그러나 2015년 11월, 미국 휴스턴 조지 R. 브라운 컨벤션센터에서 열린 세계역도선수권대회 여자 75㎏급 인상 3차 시기에서 왼쪽 엉덩이에 부상을 당했고 무릎에도 통증을 느꼈습니다.
그를 검진한 의사는 "경기를 포기해야 한다"고 조언했지만, 림정심은 의사의 만류를 뿌리치고 다시 플랫폼에 서 용상 1차 시기 150㎏, 2차 시기 155㎏을 잇달아 성공하며 2위를 차지했습니다.
림정심은 시상식까지 모두 마친 뒤 인근 병원으로 후송됐습니다.
부상을 털어내고 리우올림픽에 출전한 림정심은 라이벌 캉웨가 출전하지 않은 상황에서 더 편안하게 경기를 치렀고, 압도적인 성적으로 우승할 수 있었습니다.
'뉴스 픽'입니다.
(사진=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