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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까불이' 이미지 벗은 구본찬 "인상 팍"

입력 : 2016.08.13 05:33|수정 : 2016.08.13 05:33

슛오프 2번 모두 이기고 개인전 금메달까지


한국 양궁 대표팀의 분위기 메이커로 별명이 '까불이'인 구본찬(현대제철)이 리우데자네이루 올림픽 양궁 개인전 진검승부에서는 '인상파'로 변신했다.

구본찬은 13일(한국시간) 브라질 리우의 삼보드로무 경기장에서 열린 양궁 남자 개인전 결승에서 장 샤를 발라동(프랑스)를 세트점수 7-3(30-28 28-26 29-29 28-29 27-26)으로 물리쳤다.

구본찬은 태릉선수촌 훈련 당시 "'비장의 무기'를 숨기고 있다"면서 "리우에서 (능력치가) 폭발할 것이다. 인상을 '팍' 쓰고 경기에 나서겠다"고 농담했다.

대회 시작 전 연습사대에서도 평소와 다르게 진지한 모습을 보이는 구본찬에게 코치진이 이유를 묻자 "웃으며 하지 않을 것"이라고 각오를 다지기도 했다.

실제 남자 개인전 16강부터 금메달 결정전까지가 진행된 이날 경기에서 사대에 선 구본찬은 신중한 모습을 유지했다.

경기 전 인사할 때나 승리 후 상대방과 인사를 나눌 때 살짝 웃음기를 보였을 뿐이다.

그마저도 토너먼트가 거듭될수록 피를 말리는 승부가 펼쳐지면서 긴장도는 더욱 높아졌다.

8강과 4강에서는 세트점수 5-5로 동점을 이뤄 슛오프 끝에 살아났다.

단체전 결승에서 화살 6개를 모두 10점 과녁에 꽂았던 구본찬은 두 번의 슛오프 대결에서 모두 승리한 뒤 결국 금메달까지 확정 지었다.

우승을 확인한 구본찬은 두 손을 번쩍 들어 올렸고, 시상대 위에서 마침내 환하게 웃었다.

구본찬은 지난해 덴마크 코펜하겐에서 열린 세계선수권에서 단체·혼성팀전을 석권하며 생애 첫 세계대회 2관왕에 올랐다.

리우올림픽 이전까지 구본찬이 꼽은 선수생활 최고의 순간이었다.

구본찬은 이번 대회 전 "런던올림픽 때 형들이 못 딴 단체전 금메달을 따겠다"면서 "보통 '한국양궁'하면 여자팀이 주목받는데 남자팀도 잘한다. 이번에 보여드리겠다"고 각오를 다졌고 올림픽 2관왕으로 우뚝 서며 인생 최고의 순간을 만들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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