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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혼의 상징' 림정심, 북한 여자 첫 올림픽 금메달 2개

입력 : 2016.08.13 05:14|수정 : 2016.08.13 05:14

2012 런던에서 69㎏급 금, 2016 리우에서는 75㎏급 우승


'1등'에 대한 집착이 강한 북한에서도 '아름다운 2등'이라는 수식어를 붙인 선수가 있다.

북한 여자 역도를 이끄는 림정심(23)이다.

림정심은 지난해 세계역도선수권대회 여자 75㎏급에서 경기 중 인상에서 엉덩이 부상을 당해 의료진으로부터 '더는 경기에 뛸 수 없다'는 경고를 받고도, 용상 경기에 나서 2위에 올랐다.

북한이 올해 8월 초 발간한 대외 홍보용 잡지 '조선' 8월호는 '불굴의 정신력으로'라는 제목으로 당시 림정심의 활약을 소개했다.

조선 8월호는 "림정심이 부상을 당하고도 은메달을 따내 우승한 중국(캉웨) 선수보다 더 큰 관심을 받았다"고 적었다.

그런 림정심이 다시 올림픽 '정상'에 우뚝 섰다.

또한 북한 올림픽 역사상 처음으로 개인 통산 금메달 2개를 목에 건 여자 선수로 기록됐다.

림정심은 13일(한국시간) 브라질 리우데자네이루 리우센트루 파빌리온 2에서 열린 여자 75㎏급에서 정상에 올랐다.

2012년 런던에서 69㎏에 나서 우승한 림정심은 4년 사이에 두 체급에서 금메달 2개를 목에 거는 쾌거를 이뤘다.

앞선 대회까지 북한에서 올림픽 금메달 2개를 얻은 선수는 남자 레슬링 자유형 김일(1992년 바르셀로나, 1996년 애틀랜타)뿐이었다.

림정심은 북한에서 두 번째이자 북한 여자 선수로는 처음으로 두 번 금맥을 캤다.

림정심은 어린 시절부터 역도 유망주로 주목받았다.

김춘희 역도 코치는 림정심이 10살 때 그의 재능을 발견했다.

이후 림정심은 3살 아래인 자매 림은심과 평양 청춘거리 청소년체육학교에 입학해 집중 훈련을 했다.

북한은 "림정심은 큰손과 유연한 육체, 강인한 성미를 지닌 선수"라며 "역도를 시작한 지 2년 만에 전국청소년체육학교경기대회에서 우승했다"고 소개했다.

림정심은 2012년 런던올림픽에서 금메달을 차지하며 북한 역도 영웅으로 떠올랐다.

당시 그의 체급은 69㎏급이었다.

2014년 림정심은 체급을 75㎏급으로 올렸다.

69㎏급에서 성장하는 려은희(22)를 배려한 전략적인 선택이었다.

75㎏급으로 체급을 올리고 처음 치른 국제대회인 2014년 인천아시안게임에서 림정심은 3위에 그쳤다.

하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기록은 향상했고, 75㎏급에서도 세계 정상권으로 올라섰다.

2015년 11월 미국 휴스턴 조지 R.

브라운 컨벤션센터에서 열린 2015 세계역도선수권대회 여자 75㎏급에서는 2위를 차지했다.

당시 림정심은 인상 3차 시기에서 왼쪽 엉덩이에 부상을 당했고 무릎에도 통증을 느꼈다.

그를 검진한 의사는 "경기를 포기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그러나 림정심은 의사의 만류를 뿌리치고 다시 플랫폼에 섰고 용상 1차 시기에서 150㎏, 2차 시기 155㎏을 성공했다.

국제역도연맹은 "정말 아름다운 장면"이라고 감탄했다.

림정심은 시상식이 끝난 뒤 인근 병원으로 후송됐다.

부상을 털어내고 올림픽에 나선 림정심은 라이벌 캉웨가 출전하지 않은 상황에서 더 편안하게 경기를 치렀고 압도적인 성적으로 우승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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