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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쌀 때 사 둬야지…" 원화강세 속 달러화 자산에 돈 몰린다

입력 : 2016.08.12 05:06|수정 : 2016.08.12 05:06


기업과 개인의 여윳돈이 달러 자산으로 몰리고 있다.

지난 10일 달러당 1천100원선이 붕괴할 정도로 최근 원화강세(달러 가치 하락)가 심화되자 달러 RP(환매조건부채권)를 중심으로 달러화 자산에 대한 투자가 늘고 있는 것이다.

12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6월 말 브렉시트(영국의 유럽연합 탈퇴) 결정 이후 달러 강세 국면이 완화되고 원화 강세로 접어들면서 증권사들의 달러 RP 잔고가 급격히 불어나고 있다.

대신증권은 6월 말 기준 8천296만 달러 수준이던 달러 RP 잔고가 7월 말 1억5천885만 달러로 껑충 뛰었다.

이달 들어서도 계속 불어나 지난 5일 현재 1억8천561만 달러를 기록했다.

달러 RP 수요 증가에 힘입어 대신증권을 통한 달러 관련 자산 투자잔고는 올 초 1억5천만 달러에서 현재 3억3천만 달러로 급증했다.

대신증권 관계자는 "달러 RP 외에 달러표시채권, 달러 ELS, 달러 주식 등에 대한 투자가 함께 늘어나는 추세"라고 설명했다.

미래에셋증권의 달러 RP 잔고도 올 1월 4천300만 달러에서 7월 말에는 올 들어 최대 수준인 1억596만 달러로 늘어났다.

한국투자증권은 같은 기간 1억1천600만 달러에서 1억2천500만 달러로 불어났다.

신한금융투자는 6월 2억5천만 달러에서 7월 2억6천600만 달러로 증가했다.

달러 RP 위주로 달러화에 대한 투자액이 급증한 것은 개인뿐만 아니라 법인들의 RP 수요가 늘었기 때문이다.

시장 관계자는 "최근 법인기업들 중심으로 달러 RP 매입을 늘리고 있다"며 "달러 약세기에 미리 사두려는 투자심리가 있는 데다가 RP로 투자하면 일반 예금보다 달러 보유 비용이 적게 든다는 점에 매력을 느낀 것"이라고 말했다.

일반 은행 예금보다 높은 금리를 주는 달러 RP는 안전자산이라는 점도 수요를 끌어들이는 요인이다.

좀 더 높은 수익을 기대하는 투자자들 사이에는 달러 관련 상장지수펀드(ETF)도 인기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엔가이드에 따르면 달러 선물 및 달러 예금 등에 투자해 수익을 내는 ETF의 순자산총액이 6월 말 892억원에서 7월 말 1천222억원으로 늘어났다.

이달 들어서도 계속 증가해 8일 기준 1천370억원으로 집계됐다.

종목별로는 올해 초 340억 원가량이던 코세프(KOSEF) 달러선물 ETF 순자산은 이달 들어 500억원을 넘어섰다.

코세프(KOSEF) 미국달러선물 레버리지(합성) 순자산도 연초 211억원 수준이었다가 이달 8일 기준 555억원을 기록했다.

전문가들은 원/달러 환율이 1천100원선 아래에서 움직이면 달러 관련 자산에 투자금이 계속 몰릴 것으로 보고 있다.

문윤정 신한금융투자 PB센터 팀장은 "최근 개인 고객들 중심으로 달러가 쌀 때 사두자는 심리가 커지고 있다"고 말했다.

이창호 한국투자증권 PB센터 팀장은 "브렉시트 결정 이후 이머징(신흥국) 통화의 강세국면이 이어지고 있다"며 "당분간 달러 약세 흐름이 계속될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달러 자산에 투자를 원하는 고객들은 9월 이후 한국은행의 기준금리 추가 인하 여부를 확인한 후 의사결정을 해도 좋을 것"이라고 말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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