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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7개월 남아 급성 탈모 두고 의료계-한의계 '공방'

입력 : 2016.08.11 17:17|수정 : 2016.08.11 17:17


태어난 지 27개월 된 남성 유아의 탈모 원인을 두고 의료계와 한의계가 공방전을 벌이기 시작했다.

의료계는 잘못된 한약 처방이 탈모를 일으킨 결정적인 원인으로 작용했다는 주장을, 한의계는 정확한 사실관계를 우선 파악하자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11일 대한의사협회와 대한한의사협회는 성명서를 내고 이번 남성 유아의 탈모 원인에 대한 각자의 주장을 내세웠다.

이번 논란은 지난 8일 한 언론에서 지난해 11월과 현재의 남성 유아의 머리숱 상태를 비교하는 내용을 보도하면서 불거지기 시작했다.

해당 유아 어머니는 아이의 몸속 열을 빼주기 위해 찾은 '함소아한의원'이 지어준 도적강기탕을 먹고 부작용이 일어났다고 주장했다.

이 같은 어머니의 주장에 대해 함소아한의원은 손해배상에 가입한 보험사에 조사를 의뢰했고, 보험사는 한의원의 일부 책임을 인정해 배상금 300만원을 책정했다.

그러나 여전히 유아의 탈모 원인은 정확히 밝혀지지 않은 상태다.

함소아한의원은 보험사의 조사 결과에 대해 한약이 결정적인 탈모 원인이라는 근거가 없다는 입장을 내세웠다.

이에 대해 의사협회는 "이번 사건의 근본적 원인은 한약 임상시험을 통한 안전성 및 유효성이 검증하지 않고 있는 현 시스템"이라며 "모든 한약의 임상시험 의무화를 조속히 법제화해야 한다"고 꼬집었다.

현재 한약이 아닌 다른 의약품은 약사법에 따라 반드시 임상시험을 통해 의약품의 안전성 및 유효성을 검증되도록 법으로 규정돼 있다.

의사협회는 "한약의 조제원료 등 '성분'을 명확하게 포장에 표기해 환자에게 부작용 발생 시 한약과 인과관계를 신속히 밝힐 수 있는 시스템 개선이 시급하다"고 단언했다.

한의사협회는 일단 원인 규명을 위해 최선을 다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한의사협회는 "도적강기탕을 복용한 후 3일째부터 탈모가 시작됐으며 도적강기탕 투여 보름 전 다른 양약 치료를 받은 것 역시 확인된 만큼 아이의 탈모에 대한 원인을 찾는 것이 우선"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한국의료분쟁조정중재원과 같은 공신력 있는 기관에서 객관적으로 이 문제의 원인을 정확하게 판단해 달라고 요청한다"고 제안했다.

한의사협회는 "만약 유아의 탈모 원인이 함소아한의원 측에 있다는 사실이 밝혀질 경우 법적, 도의적 책임을 다함으로써 아이 부모님들의 마음에 상처를 입는 일이 없도록 해야 한다"고 밝혔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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