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BS 뉴스

뉴스 > 경제

'전기료 폭탄 여론에…' 정부, 주택용 누진제 개편 착수

박민하 기자

입력 : 2016.08.11 15:20|수정 : 2016.08.11 15:20


산업통상자원부가 결국 주택용 전기요금 누진제 개편 작업에 착수했습니다.

산업부는 이틀 전만 해도 전력 대란과 부자 감세 가능성을 들어 누진제를 완화하기 어렵다는 강경한 입장을 고수했습니다.

하지만 국민 여론이 악화되고 정치권에서 여야가 누진제 개편 필요성에 공감함에 따라 불가론을 고집하기 어려운 상황이 됐습니다.

정부는 당장 올 여름에 한해 누진제를 완화하고 전기요금을 소급하는 단기 처방과 함께, 누진 단계와 배율을 모두 손 보는 장기 대책을 동시에 검토할 예정입니다.

우리나라 주택용 전기요금은 지난 2007년부터 현재까지 6단계의 누진요금 체계로 운영되고 있습니다.

최저구간과 최고구간의 누진율은 11.7배에 달합니다.

구간이 높아질수록 가격 또한 몇 배씩 뛰어오르는 구조입니다.

반면 산업용, 일반용, 교육용 등 다른 용도의 전기요금에는 누진제를 적용하지 않고 있습니다.

산업부는 우선 지난해 여름처럼 4단계에도 3단계와 같은 요금을 적용하는 방안을 검토할 것으로 보입니다.

이 경우 전체 가구의 27.2%가 전기요금 감면 혜택을 볼 수 있게 됩니다.

다만 7월분 전기요금은 이미 책정됐기 때문에 8월이나 9월분 요금 고지 때 소급 적용하는 방안도 검토됩니다.

장기적으로는 현행 6단계 누진 체계도 바꿀 것으로 보입니다.

정부는 6단계의 구간을 3~4단계로 줄이고, 1단계와 6단계의 배율 차를 대폭 줄이는 안 등을 놓고 논의 중입니다.

주택용 요금 총액을 그대로 두고 단계와 배율만 조절할 경우 정부의 기존 주장처럼 저소득층이 내야 하는 요금이 늘어나고 오히려 상위층이 혜택을 더 볼 가능성도 있어 이런 문제를 해소하는 방안도 함께 검토될 예정입니다.

정부는 여야와 협의를 한 뒤 개편안을 마무리해 오는 26일 열리는 전기위원회에서 상정할 계획입니다.

다만 산업용 전기요금 인상은 당장 쉽지 않아 보입니다.

정부는 산업용 요금의 경우 지금도 원가 이상을 받고 있고, 산업용 요금을 올리면 산업경쟁력에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는 조심스러운 입장입니다. 
SBS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