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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림픽 최연소 출전 '미스터리 소년' 밝혀지나

윤영현 기자

입력 : 2016.08.11 00:58|수정 : 2016.08.11 07:20

"1900년 올림픽 기념사진 찍은 소년은 조지아인" 주장 나와 '주목'


▲ 프랑수아 브랜트와 룰로프 클레인 사이에 포즈를 취한 소년/사진=위키피디아에서 캡처
 
역대 올림픽 출전선수 중 최연소는 그리스의 드미트리오스 론드라스라는 게 정설로 통하고 있습니다.

그는 1896년 아테네올림픽 체조에 출전해 동메달을 거머쥐었습니다.

당시 그의 나이는 10세 7개월이었습니다.

하지만 1900년 파리올림픽에서 열 살도 안 돼 보이는 소년이 우승 기념사진을 찍은 게 알려진 이후 50여 년 동안 최연소 출전선수 기록이 바뀔 수 있다는 가능성이 올림픽 역사학자 사이에 열려 있었습니다.

이 소년은 조정 유타페어에서 우승했던 네덜란드의 프랑수아 브랜트와 룰로프 클레인 사이에서 사진을 찍었습니다.

1960년 네덜란드 역사학자들이 찾아낸 사진에는 유니폼을 착용한 두 선수 사이에 외투를 입은 소년이 보입니다.

이후 이 소년이 누구인지, 그가 올림픽에서 실제 경기했는지 등에 대한 조사가 광범위하게 진행됐으나 성과물이 없었습니다.

이 소년의 신상이나 실제 경기 참여 여부가 확인된다면 올림픽 역사를 바꿔 써야 할 판이었지만 증언도 나오지 않았고 공식 기록으로도 확인되지 않았습니다.

다만 프랑스 국적의 8세 소년일 것이라는 추정만 유력했습니다.

리우올림픽 개막을 1∼2개월 앞두고 이 '미스터리 소년'의 신상을 파악했다는 26페이지짜리 편지가 국제올림픽역사학자소사이어티(ISOH)에 배달됐습니다.

편지를 쓴 사람은 소련에서 독립한 조지아의 역사학자이자 언론인인 파타 나츠블리시빌리.

그는 41개의 주석까지 곁들인 편지에서 미스터리 소년은 조지아 출신의 지오르지 니콜라드제라고 밝혔습니다.

편지에 따르면 니콜라드제는 조지아의 명문가 출신으로 당시 유럽을 여행 중이었으며 조정대회가 열리던 당시에 파리에 있었습니다.

그가 네덜란드 조정팀에 속해 경기한 것은 체중이 가벼웠기 때문입니다.

유타페어는 2명이 노를 젓고 한 명이 키잡이를 하는 종목으로 키잡이는 가벼울수록 유리하기 때문에 네덜란드 팀이 헤르마누스 브록만 대신 현장에서 이 소년을 '선택'됐습니다 당시 어린이에게 키잡이를 맡기는 게 일반화됐었고, 니콜라드제는 키잡이 역할에 익숙했다고 편지는 덧붙였습니다.

그렇더라도 조지아 국적의 선수가 네덜란드 국적의 선수들과 팀을 이루는 게 가능했을까? 파리올림픽이 파리만국박람회와 동시에 진행됐고, 선수들조차 올림픽이라는 사실을 몰랐을 정도로 엉망이었습니다.

입상한 조정 선수에게는 메달 대신에 조각상이 수여됐다는 점을 고려하면 어느 정도는 이해할만합니다.

이 소년은 우승 직후 사진만 찍고 관중 속으로 사라졌으며 다시는 나타나지 않았습니다.

이후 이 소년은 조지아에서 수학자, 국회의원, 운동선수, 교수 등을 지냈다고 편지는 적었습니다.

편지는 니콜라드제의 여동생을 인터뷰한 결과를 토대로 했다고 덧붙였습니다.

월스트리트저널은 현지시간으로 10일 리우올림픽 메인 프레스센터 근처 콘퍼런스룸에서 열린 ISOH 총회에서 이 미스터리 소년과 관련한 논의가 진행됐다고 소개했습니다.

하지만 아직은 이 주장을 확인하기 어려워 올림픽 역사학자들은 론드라스를 최연소 올림픽 출전선수로 유지할 것이라고 덧붙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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