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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조조정 후폭풍 현실로…갈수록 악화되는 일자리 사정

입력 : 2016.08.10 10:15|수정 : 2016.08.10 10:15

경남 실업률 17년 만에 최고


통계청이 10일 발표한 7월 고용동향에는 우리 경제의 일자리 사정 악화가 고스란히 지표로 나타나 있다.

전체 취업자 수 증가 폭은 한 달 만에 다시 20만명대로 내려섰고 특히 제조업 취업자 수는 4년여 만에 감소하는 등 우리 경제 전반의 고용 활력이 눈에 띄게 둔화되는 모습이다.

조선업 밀집지역인 경남과 울산의 실업률이 급등하는 등 구조조정의 후폭풍도 본격적으로 불어닥치고 있다.

이런 가운데 구조조정과 일자리 창출을 지원하기 위한 정부의 추가경정예산(추경)안은 여전히 국회 문턱을 넘지 못하면서 자칫 잘못하면 고용 대란이 발생하는 것 아니냐는 우려마저 나오고 있다.

◇ 제조업 고용 내리막길 계속…4년여 만에 감소

이날 발표한 7월 고용동향을 보면 취업자 수 증가 폭은 29만8천명으로 집계됐다.

지난 6월 취업자 수 증가 폭은 3개월 만에 30만명대를 회복했지만 한 달 만에 다시 20만명대로 떨어진 것이다.

취업자 수 증가 폭 둔화는 제조업 분야 취업자 수가 6만5천명 감소한 것이 큰 영향을 미쳤다.

제조업 취업자 수가 감소한 것은 2012년 6월(-5만1천명) 이후 4년 1개월 만에 처음이다.

제조업 취업자 수는 조선·해운 분야 위기가 가시화된 올해 초부터 증가 폭이 크게 둔화되는 모습을 보여왔다.

지난해의 경우 제조업 취업자 수는 매달 15만∼20만명 증가했다.

그러나 올해 2월과 3월 각각 10만8천명, 12만4천명을 기록하며 10만명대 초반에 머물렀고 4월과 5월에는 각각 4만8천명, 5만명에 그쳐 증가 폭이 반토막이 났다.

이어 6월엔 1만5천명 늘어나는 데 그쳤고 7월에는 아예 6만5천명(-1.4%) 줄어들고 말았다.

제조업 고용 부진은 수출 부진 심화, 조선 ·해운 구조조정 등이 영향을 끼쳤기 때문이다.

지난 6월 수출 실적은 전년 동월 대비 2.7% 줄어들었고 7월에는 -10.2%로 감소 폭이 확대됐다.

제조업 외에도 농림어업(-7.4%), 예술·스포츠·여가관련서비스업(-3.8%), 도매·소매업(-0.9%) 등도 취업자 수가 줄었다.

심원보 통계청 고용통계과장은 "이번 달에는 보건복지 분야 고용이 여전히 좋았지만 제조업 생산과 출하가 감소하면서 제조업 쪽이 부진한 모습을 보였다"고 말했다.

◇ '조선업 밀집' 경남 실업률 17년만에 최고…고용한파 본격화

구조조정 직격탄을 맞은 울산과 경남의 실업률은 계속해서 상승세다.

전체 실업률이 0.2%포인트 하락한 가운데 이들 지역의 실업률 상승이 더욱 두드러지는 모습이다.

지역별 실업률을 보면 울산은 3.9%, 경남은 3.6%로 1년 전보다 각각 1.2%포인트, 1.0%포인트 상승했다.

울산의 실업률 상승 폭은 16개 시도 가운데 가장 컸고 그다음이 경남이었다.

실업률 자체도 높았다.

울산과 경남의 실업률은 전국 평균(3.5%)을 웃돌았다.

7월 기준으로 보면 울산의 실업률은 2009년(4.5%), 경남은 1999년(5.3%) 이후 가장 높았다.

울산과 경남은 대표적인 조선업 밀집지역으로 꼽힌다.

울산은 현대중공업과 그 계열사인 현대미포조선, 현대삼호중공업이 있고 경남 거제는 대우조선해양과 삼성중공업의 본사가 있다.

구조조정 논의가 급물살을 타기 시작한 4월 이후 이들 지역의 실업률은 큰 폭의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다.

앞서 지난 5월과 6월 경남의 실업률은 각각 1.2%포인트, 1.0%포인트 올라 2개월 연속으로 전국에서 가장 많이 뛰었다.

◇ 고용악화 지표로 확인…"추경 시급히 처리해야"

제조업 취업자 수 감소, 조선업 밀집지역 실업률 급등 등 일자리 사정 악화가 지표로 확인되면서 추가경정예산(추경)안 조속 처리 필요성이 커지고 있다.

정부는 지난 7월 11조원 규모의 추경안을 편성하면서 '구조조정과 일자리 창출' 지원을 위한 추경이라는 점을 명확히 했다.

실제 올해 추경안 중 국가채무 상환(1조8천억원)을 제외한 세출 확대 9조8천억원 중 대부분이 구조조정과 일자리 창출, 지역경제 활성화에 배정됐다.

정부는 특히 추경을 편성하면서 최우선으로 현재 진행형인 산업 구조조정을 지원하고 대량실업에 따른 여파를 최소화하는 데 초점을 맞췄다.

그러나 지난달 26일 제출된 추경안은 여전히 국회 문턱을 넘지 못하고 있다.

처리가 늦어질수록 추경 집행 시기도 늦어져 일자리 지원 효과가 반감될 수 있다.

전날 유일호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등 경제부처 장관들이 합동으로 대국민 호소문을 발표하며 국회를 압박하고 나선 것도 이 때문이다.

유 부총리는 "추경이 적기 처리되지 않을 경우 실직한 근로자분들과 청년들이 일할 기회를 잃게 되고 많게는 6만8천개의 일자리가 사라질 수 있다"면서 "이번 추경안은 9월부터 4개월간 집행을 염두에 두고 편성했기 때문에 하루라도 빨리 처리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기재부 관계자는 이날 고용동향이 발표된 직후 "내수회복 둔화 우려, 구조조정에 따른 제조업 부진 심화 등으로 고용증가세 제약 가능성이 있다"면서 "추경 등 재정보강 대책을 신속히 추진하고 소비·투자 등 부문별 활력 제고 노력을 강화해 경기와 고용 하방리스크에 적극 대응하겠다"고 밝혔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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